국제 국제경제

中 무역 불균형 지적한 IMF…EU·멕시코는 고관세 카드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1 18:55

수정 2025.12.11 18:54

中, 무역흑자 1조달러 돌파 유력
IMF, 中 과도한 수출의존에 경고
EU, 올해 대중 무역적자 514조
전기차·배터리 등 관세확대 검토
지난 9일 중국 동부 장쑤성 난징의 한 항만에서 차량 수천대가 수출을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9일 중국 동부 장쑤성 난징의 한 항만에서 차량 수천대가 수출을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의 올해 무역흑자가 사상 처음 1조달러(약 1468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면서 세계 주요국이 일제히 '중국 겨냥 고관세'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은 저평가 위안화와 공급 과잉을 글로벌 무역질서 왜곡의 핵심 원인으로 꼽았고, 멕시코까지 전략 품목 수천개에 대한 대규모 관세 인상을 확정하며 중국 압박 대열에 합류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트럼프발 고관세 전선이 유럽과 중남미 등 전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국제기구들은 중국 성장률 전망을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IMF·EU·멕시코 일제히 "中 무역, 문제다"

IMF와 EU는 중국의 환율·무역 구조를 직접적으로 비판하며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10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중국의 낮은 인플레이션이 실질 환율을 과도하게 떨어뜨려 수출 경쟁력이 비정상적으로 강화됐다"며 "중국의 수출 의존 구조와 글로벌 무역 불균형이 더 깊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1~11월 무역흑자는 1조759억달러로 연간 기준 첫 1조달러 돌파가 확실시된다. IMF는 "중국 경제 성장은 미중 관세 휴전과 단기 부양책의 효과일 뿐 구조적 문제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유럽에서도 경고가 이어진다. 중국 주재 EU 상공회의소는 올해 유로 대비 위안화 가치가 10년 만의 최저 수준(7.5% 하락)으로 떨어졌다고 비판하며 "저평가된 위안화는 사실상 수출 보조금"이라고 꼬집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또한 중국 국빈 방문 직후인 지난 7일 프랑스 경제지 '레제코' 인터뷰에서 "중국이 유럽을 상대로 쌓아온 무역흑자를 조정하지 않으면 EU도 고율 관세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럽의 대중 무역적자는 올해 3000억유로(514조원)로 역대 최대다.

이런 흐름은 중남미로도 확산됐다. 멕시코 상원은 일반수출입세법(LIGIE)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1463개 전략 품목에 대해 기존 0~35%였던 관세를 최대 50%까지 올릴 수 있도록 했다. 자동차·기계·철강·플라스틱 등 중국이 강세를 보이는 분야가 대부분 포함됐다. 최근 10년간 중국과 멕시코 교역 규모는 2배 이상 늘었지만, 멕시코의 대중 무역적자는 지난해 1200억달러에 이르렀다.

한국 역시 영향권이다. 올해 3·4분기까지 한국의 대멕시코 흑자는 120억9800만달러로 주요 수출 품목 상당수가 이번 관세 대상과 겹친다. 한국과 멕시코는 투자보장협정만 체결했을 뿐 관세 방어가 가능한 FTA는 없는 상태다. 멕시코의 이번 결정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대중 거리두기'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 성장률 상향 "수출 회복"

세계은행(WB)·IMF·경제협력개발기구(OECD)·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 금융기구들은 최근 일제히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 배경은 단기 부양책 효과, 수출 반등, 제조업·인프라 생산성 개선, 글로벌 수요 유지 등으로 분석된다.

WB는 11일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기존보다 0.4%p 높은 4.9%로 제시했다. 상향 이유로는 확장적 재정·통화정책이 소비와 투자를 지지했고, 개발도상국 수요가 이어지며 수출이 예상보다 견조했다는 점을 들었다.


앞서 IMF도 올해 전망치를 5.0%로 0.2%p, 내년 전망은 4.5%로 0.3%p 상향했다. IMF 역시 중국 정부의 거시 부양책이 단기적으로 성장률을 끌어올렸다면서도 내수 부진을 해결하지 못하면 이러한 효과가 단기적이라고 강조했다.


OECD도 이달 초 올해 전망치를 5.0%로 0.1%p 올렸고, ADB도 올해 전망치를 4.8%로 상향하면서 수출 회복과 정책 부양 효과가 실물지표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