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실용화 급물살
美, 페이팔·서클·테더 시장 선점
유럽, 유로 스테이블코인 준비
日, 카드대금 상환에 이미 사용
美, 페이팔·서클·테더 시장 선점
유럽, 유로 스테이블코인 준비
日, 카드대금 상환에 이미 사용
【파이낸셜뉴스 도쿄·서울=서혜진 특파원 이현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18일 디지털자산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체계를 마련하는 '지니어스법(GENIUS Act)'에 서명했다. 미국 역사상 첫 디지털자산 관련 입법으로, 디지털자산의 제도권 편입을 열어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미국을 세계 디지털자산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 이후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스테이블코인 논의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제는 '차세대 결제 인프라'로 불리며 실사용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급물살 타는 미·EU 스테이블코인
11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RWA.xyz에 따르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3000억달러가량이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이끄는 곳은 미국이다. 페이팔, 서클, 테더를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시장 선점에 나섰다. 페이팔은 자사 스테이블코인인 PYUSD를 발행하며 결제혁신을 진행하고 있다. 결제 적용범위를 주요 디지털 상거래 플랫폼으로 넓히고 있다.
최근 JP모건은 달러 연동 JPM코인을 도입, 기업 간 결제나 채권거래에서 실시간 정산을 수행한다. 비자·마스터카드처럼 자체 결제망에 스테이블코인을 탑재해 국내외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내년 암호자산 규제(MiCA) 전면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유로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이용을 준비하고 있다. 프랑스 SG포지는 규제형 스테이블코인(EURCV)을 발행, 증권 결제 테스트를 하고 있다. 독일 코메르츠방크도 결제토큰 발행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유럽 결제 인프라 기업 역시 스테이블코인 기반 정산기술 도입을 검토하는 등 규제·시장·인프라가 동시에 형성되는 단계에 진입했다.
■속도 내는 엔화 스테이블코인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스테이블코인 실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제도 정비가 마무리됐고, 올해 은행과 핀테크 기업이 잇달아 발행 및 관련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일본에서 스테이블코인 실용화에 가속도가 붙게 된 계기는 지난 10월 핀테크업체 JPYC가 엔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면서다. 1JPYC를 1엔과 동일하게 유지하는 JPYC는 일본에서 제도권 안에서 처음으로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으로, 출시 직후 한 달 만에 발행액이 1억엔(약 9억3678만원)을 넘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달 초 기준 JPYC 발행액은 3억7000만엔(약 34억6608만원)을 넘었다.
대형 은행들도 본격적인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미쓰비시UFJ은행,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미즈호은행 등 3대 은행은 지난달부터 법인고객을 대상으로 한 엔화 스테이블코인 실증실험을 시작했다. 이들 은행은 규격을 통일하고 상호교환 가능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것이 목표다. 실험에는 미쓰비시상사가 참여해 일본과 해외거점 간 송금에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고 있다.
일본 핀테크업계의 움직임도 빠르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아스테리아는 기업용 데이터 연계 솔루션에 JPYC 연동 기능을 추가해 기존 회계·업무 시스템과 스테이블코인을 쉽게 연결하도록 했다. 신용카드업체 너지는 카드대금 상환방식에 JPYC를 도입했다. 시스템개발업체 TIS 역시 JPYC 결제 인프라 개발과 실증실험을 하고 있다.
유승원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글로벌 카드사들은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가 가능한 카드를 남미·아프리카 등으로 확산시키고 있다"며 "국내 금융사들은 스테이블코인 규제환경 변화 및 시장 기회를 꾸준히 탐색하며 내부역량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모색해야 한다"고 짚었다.
chord@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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