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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FTA 미체결국'에 적용
평균 20~35%… 일부 품목은 50%
美 수출 물량 생산기지인 멕시코
현지공장 둔 韓기업 비용 늘어나
평균 20~35%… 일부 품목은 50%
美 수출 물량 생산기지인 멕시코
현지공장 둔 韓기업 비용 늘어나
■멕시코, FTA 미체결국 관세 인상
멕시코 상원은 10일 오후(현지시간) 본회의에서 일반수출입세법(LIGIE) 정부 개정안을 찬성 76표, 반대 5표, 기권 35표로 가결 처리했다. 멕시코 행정부에서 주도한 이 법안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 서명 후 내년 1월부터 곧바로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9면
앞서 지난 9월 셰인바움 정부는 17개 전략 분야에서 자동차 부품, 철강 및 알루미늄, 플라스틱, 가전, 섬유 등 1463개 품목을 선정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최대치의 관세를 차등해 부과하는 안을 발표했다.
최종적으로 조정된 안에는 대부분 품목에 20∼35% 관세를 매기고 극히 일부 품목에 최소 5%에서 최대 50%의 관세율을 부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 타깃은 사실상 중국이다. 최근 10년간 중국과 멕시코 간 교역은 2배 이상 증가했지만 멕시코는 매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 왔다. 지난해 기준 중국과의 무역 적자는 약 1200억달러에 달했다. 이번 결정은 미국과의 통상 전략도 작용했다는 평가다. 멕시코는 수출의 80%가 미국으로 향하고, 수입의 40% 이상도 미국에서 들어오는 구조다. 멕시코가 중국과 일정 거리두기를 택한 것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를 앞둔 상황에서 트럼프와 협상 지렛대를 확보하기 위한 정지 작업이란 해석이 나온다.
■자동차 부품·철강업계 비상
멕시코를 대(對)중남미 최대 교역국으로 둔 한국은 멕시코의 이번 조치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당국에서 관련 정보를 온라인으로 공개하는 1993년 이래로 한국은 멕시코를 상대로 내내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에는 한국이 3·4분기까지 120억9800만달러(17조8000억원 상당) 흑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당장 대멕시코 수출 1·2위 품목인 자동차 부품과 철강판이 큰 위협에 놓이게 됐다. 지난해 자동차 부품과 철강판 수출액은 각각 21억5000만달러, 20억4000만달러로 작년 전체 대멕시코 수출액(136억4000만달러)의 30%에 달한다. 멕시코에 연산 40만대 규모의 기아 공장이 있고 주요 부품은 현지에서 생산하지만 부품 상당수는 한국에서 생산 후 멕시코로 수출돼 조립되고 있다. 또한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멕시코에 수출한 철강재가 231만5148t로, 일본(367만3658t), 인도(305만2341t), 미국(276만6234t)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물량이다.
가전 업계도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시장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멕시코에서 TV, 냉장고, 세탁기 등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한국 등에서 수입하는 부품과 원자재에 관세가 붙을 경우 가전제품 가격을 올리거나 비용 상승분을 기업이 떠안아야 할 수도 있다. 다만 관세가 오르더라도 멕시코 정부가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한국산 수출품에 관세 감면 프로그램(IMMEX·PROSEC)을 적용할 경우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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