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고용둔화에 금리 0.25%p 내려... 내년 추가 인하엔 '속도조절' 시사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1 19:01

수정 2025.12.11 19:01

연준, 3연속 내려 3.50~3.75%
내년 성장률은 2.3%로 올려잡아
美 고용둔화에 금리 0.25%p 내려... 내년 추가 인하엔 '속도조절' 시사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0일(현지시간) 고용둔화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0.25%p 인하했다.

다만 여전히 높은 물가와 실업률 증가 중 어디에 더 초점을 맞출지를 두고 연준 내부에서 이견이 두드러진 데다 내년에는 새 의장이 연준을 이끌게 돼 기준금리 향방을 쉽게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3.50∼3.75%로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투표권을 가진 위원 12명 중 9명이 찬성했고, 3명이 이견을 냈다. 올해 3연속 금리 인하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2.50%)과 미국의 금리차는 상단 기준 1.25%p로 좁혀졌다.

올해 마지막 FOMC였던 이번 회의에서 연준은 내년 말 기준금리 예상치의 중간값을 3.4%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9월 전망과 동일하다. 내년 말 예상치와 지금의 금리를 고려하면 내년에도 한차례의 0.25%p 인하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FOMC 위원 간 견해차가 커 내년에 금리 인하 여부와 그 수준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가 "중립(neutral) 금리로 추정되는 범위 안에 있다"고 말했다. 중립 금리는 경제를 부양하지도, 경제에 부담을 주지도 않는, 연준이 지향하는 수준의 금리를 의미한다. 이 발언은 내년에 금리 인하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은 평가했다.

연준은 이번 정책결정문에서 향후 기준금리 결정과 관련해 "추가 조정의 정도와 시기를 고려함에 있어"라는 표현을 썼는데 "정도와 시기"는 지난 10월에는 사용하지 않은 표현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연준이 향후 금리 인하 시기를 늦추거나 아예 중단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연준은 정책결정문에서 장기적으로 최대 고용률을 달성하고 물가를 2%로 유지한다는 연준의 2가지 목표와 관련해 "위원회는 두 목표 양쪽의 위험에 신경 쓰고 있으며 최근 몇달 고용에 대한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또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면서 내년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9월에 전망한 1.8%보다 0.5%p 높다. 올해 예상 성장률인 1.7%보다도 0.6%p 높다. 파월 의장은 성장률 전망 상향이 생산성 향상에 따른 것이며, 그 향상의 일부는 인공지능(AI)으로 인한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내년 실업률은 지난 9월과 동일하게 4.4%로 예상했다. 인플레이션은 올해 2.9%에서 내년 2.4%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준금리 발표 뒤 백악관에서 열린 경제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연준이 금리를 충분히 내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pride@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