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국의 한 여성이 공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귀를 잃을 뻔 했지만, 특별한 의료 시술을 받게 됐다.
11일 오디티센트럴, 신추데일리 등 중국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중국 산둥성의 한 공장에서 일하던 여성 A씨는 지난 6월 머리카락이 기계에 말려 들어가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A씨는 왼쪽 귀와 두피, 얼굴 일부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얼굴 외형과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재건 수술이 필요했다.
의료진은 혈관 손상이 너무 커 귀를 원래 위치에 재부착하는 것이 당장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수술을 이끈 산둥성첸포산병원 외과 추 선창 박사는 "절단된 귀 주변의 혈관이 심하게 손상돼 있었다”며 "귀를 살리기 위해 혈류 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다른 부위로 옮기는 ‘이소성 생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의료진은 손상된 귀 조직을 건강하게 회복시키기 위해 귀를 '발등'에 임시로 이식했다. 발등은 피부가 얇고 혈관 직경이 귀와 유사해 이식 수술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귀를 발등에 부착하는 수술은 10시간 넘게 이어졌다. 의료진은 머리카락보다 가는 실과 바늘을 이용해 0.2~0.3㎜ 크기의 혈관을 하나씩 찾아 연결해야 했다.
수술 후 몇 일 동안은 혈류 상태가 불안정해 귀가 다시 괴사할 위험도 있었지만, 점차 건강한 혈색을 되찾았다.
이후 A씨는 5개월 동안 왼쪽 귀를 발에 부착한 채로 일상생활을 이어갔다. 외출 시에는 압박을 피하기 위해 헐렁한 신발만 착용했으며,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되는 적정 속도로만 보행했다.
지난 10월 의료진은 귀를 원래 위치로 되돌리는 수술을 진행했다. 환자의 두피 혈관과 신경이 변형된 상태여서 수술 난이도가 매우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과의사들은 현미경을 활용해 조직을 층별로 분리하며 사용 가능한 혈관과 신경을 찾아냈고, 마침내 귀를 제자리에 되돌릴 수 있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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