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광주대표도서관 타설 중 붕괴…2명 사망·2명 매몰(종합2보)

뉴시스

입력 2025.12.11 21:39

수정 2025.12.11 22:17

'매몰추정' 작업자 4명중 2명 숨져…2명은 발견 안 돼 거대 철골·콘크리트 잔해에 난항, 철야 수색·구조작업 '지지대 없는 콘크리트 타설 공법' 용접부실 의혹 제기 인명구조 끝나는대로 붕괴원인·과실 규명 수사 수순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구조물 붕괴 사고가 나 소방 당국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작업자를 구조 하고 있다. 2025.12.11. lhh@newsis.com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구조물 붕괴 사고가 나 소방 당국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작업자를 구조 하고 있다. 2025.12.11. lhh@newsis.com

[광주=뉴시스]변재훈 박기웅 이영주 이현행 기자 = 공공시설인 '광주대표도서관' 건축 현장에서 철골 구조물이 붕괴돼 작업자 4명이 매몰, 2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소방 당국이 거대 철골 구조물과 콘크리트 잔해 더미에서 한파 속 밤샘 구조 중이지만 남은 2명은 매몰 위치조차 파악되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

콘크리트 타설 도중 구조물 핵심 연결 용접 부위가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끊어진 것으로 보인다는 추론이 나오는 등 부실 시공 의혹이 일고 있다. 경찰과 노동 당국도 인명 구조·현장 수습을 마치는 대로 정확한 붕괴 원인과 과실 규명에 나선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건설 도중 난 구조물 붕괴 현장에서 소방 당국이 매몰 작업자들을 수색, 구조하고 있다. (사진=광주소방본부 제공) 2025.12.11.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건설 도중 난 구조물 붕괴 현장에서 소방 당국이 매몰 작업자들을 수색, 구조하고 있다. (사진=광주소방본부 제공) 2025.12.11. photo@newsis.com

◆ 콘크리트 철골 구조물 '와르르'…작업자 4명 매몰

11일 광주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58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옛 소각장 부지에 짓던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철골·콘크리트 구조물이 무너졌다.



이 사고로 현장 근무 작업자 중 연락이 닿지 않는 미장공 1명, 철근 작업자 2명, 배관작업자 1명 등이 붕괴 잔해물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 모두 한국인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이며, 사고 직전 작업 위치는 1층과 옥상 등지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1시간여 만에 처음 구조된 40대 작업자는 숨졌고, 두 번째 구조자 역시 오후 8시13분께 구조됐으나 사망했다. 소방 당국은 현재 남은 작업자 2명에 대해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했다. 현장이 철근들이 뒤엉켜있고 타설 뒤 양생 중인 콘크리트가 굳어가고 있어서 절단기로 일일이 잘라가며 구조 중인 상황이라고 소방 당국은 설명했다.

대형 크레인 등 중장비와 드론, 열화상카메라 등 활용 가능한 구조 수단도 총동원하고 있다.

소방 당국은 잔해 더미를 치우고, 콘크리트 더미 양생을 지연시키기 위한 살수 등 현장 안정화 작업을 수색·구조 활동과 병행하고 있다.

특히 늦은 밤부터는 한파주의보까지 예보돼 현장 구조 활동에 고충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구조물 붕괴 사고가 나 소방 당국이 잔해물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작업자 4명을 구조 중이다. 2025.12.11.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구조물 붕괴 사고가 나 소방 당국이 잔해물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작업자 4명을 구조 중이다. 2025.12.11. leeyj2578@newsis.com

◆ '지지대 없는 타설 공법'…용접 부실 등 人災 의혹

붕괴는 콘크리트 타설 직후 2층 옥상 상판부터 시작해 철골 구조물을 거쳐 1층부터 지하층까지 연쇄적으로 무너진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사고가 난 현장은 하도급업체의 특허공법인 'PC합성보의 장간 데크 공법'으로 지었다.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 거푸집을 대신하는 '데크플레이트'(철제조립구조제)를 활용한 공법으로 지지대(동바리) 없이도 시공이 가능하다.

현장을 둘러본 광주시 안전점검단 등 전문가들은 구조물 핵심 연결부인 기둥과 보를 잇는 용접 부위가 끊어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놨다.

송창영 시 안전점검단장은 "기둥과 보가 연결되는 지점의 용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흔적이 발견됐다. 용접부가 유리창처럼 순간적으로 '탁' 끊어진 흔적이 있다. 기둥과 보 연결부 일부는 도미노처럼 뜯겨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상적인 용접이었다면 구조재가 하중을 받아도 변형이 거의 없어야 한다. 콘크리트 타설 하중을 전혀 견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시공사 역시 해당 공법에 대해 "실질적 하중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지는 (특허에) 명시돼있지 않았다. 관련 서류를 확인 중이다"며 논란을 키웠다.

타설 하중이 특정 구역에 집중적으로 쏠렸을 가능성도 붕괴 원인으로 거론된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콘크리트 타설 시 무게가 한쪽으로 쏠리면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 하중이 집중되거나 충격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골고루 타설해야 하는 원칙이 지키지 않았을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이 현장에서는 올해 6월 현장 소장이 장비반입구 주변에서 추락, 병원 치료를 받다 2개월여 만에 숨지는 중대 재해도 있었다. 현장 안전 관리에 소홀하다 화를 키운 인재(人災)라는 의혹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소방 당국이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건설 도중 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구조물 붕괴 사고 현장에서 잔해물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작업자들을 수색 구조하고 있다. 2025.12.11.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소방 당국이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건설 도중 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구조물 붕괴 사고 현장에서 잔해물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작업자들을 수색 구조하고 있다. 2025.12.11. leeyj2578@newsis.com


◆ 구조 끝나면 원인·책임 규명 수순

사고 직후 광주경찰청은 형사기동대를 중심으로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최근 신설된 중대재해수사계를 중심으로 형사기동대, 과학수사계 등 관련 수사·지원 부서 36명 규모다.

전담수사팀장은 총경급인 광주청 형사기동대장이 맡는다.

우선은 부검과 피해자 보호 등 지원 업무에 집중하되, 수색·구조 작업이 끝나는 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과 경위를 규명한다.

시공사·감리 등을 상대로 사고 전후 상황에 대해 파악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 현장 감식으로 붕괴 경위를 과학적으로 검증할 방침이다.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가 2명 이상 사망한 만큼, 과실이나 사고 책임 규명을 위한 수사도 불가피하다.

책임 소재가 드러나는 관련자는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우선 입건하며, 중대재해처벌법 혐의 적용도 적극 검토한다.

수사와 별개로 노동 당국도 현장 작업을 전면 중지하고 산업안전보건법·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두루 살피고 있다.


광주대표도서관은 서구 상무지구 옛 상무소각장 부지(1만200㎡)에 연면적 1만1286㎡,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되는 공공도서관이다.
총 사업비 392억원(국비 157억·시비 235억)이 투입되는 관급 공사로 발주처는 광주시다.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구조물 붕괴 사고가 나 소방 당국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작업자를 구조 하고 있다. 2025.12.11. lhh@newsis.com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구조물 붕괴 사고가 나 소방 당국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작업자를 구조 하고 있다. 2025.12.11. lhh@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 pboxer@newsis.com, leeyj2578@newsis.com, lhh@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