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소영 임윤지 서미선 기자 =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은 11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헌법의 기본 원리나 정신을 일탈하는 정치는 타협의 폭력"이라며 "정치권이 보여주는 이런 점은 국민도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정 대표와 만난 가운데 이같이 '작심 발언'을 내놨다.
해당 발언은 '국민통합을 위해서는 정치권이 변화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혀온 이 위원장의 주장이 강조된 것이자, 최근 민주당 차원에서 추진 중인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안과 법 왜곡죄 신설 법안 등을 두고 위헌 논란이 있는 데 대한 우려로 해석됐다.
이 위원장은 정 대표와의 만남 후 기자들과 만나 '어떤 얘길 나눴느냐'는 질문에 "위헌 소지를 제거하든지 미루라는 얘기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일 주요하게 지적한 법안'에 대해 "법 왜곡죄다.
이 위원장은 정 대표의 반응에 대해서는 "차분히 이해하고 다 의견 교환을 했다"면서도 말을 아꼈다.
이외에도 이 위원장은 이날 정 대표를 향해 "국론 분열과 국민 갈등의 진원지가 바로 정치다, 국회다 이렇게 보고 있다"며 "저는 국민통합의 방향으로 (첫 번째는)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면서 함께 가야 하고, 두 번째로는 헌법적 가치를 바로 세우고 헌법을 기반 삼아 가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정치라는 것은 헌법이 마련해 준 궤도를 따라 운항하는 위성"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헌법이 마련한 궤도를 벗어난 정치는 이미 헌법적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욕을 먹든 문전박대를 당하든 할 말을 해야겠다"며 "오늘 민주당을 찾아왔는데, 조율해서 국민의힘도 찾아가고 다 찾아갈 것이다. 무엇이 우리 헌법적 가치 질서를 바로 세우고 통합의 도움이 되는지를 가감 없이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까지 다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 위원장보다 앞선 발언에서 이 위원장에 대한 존경을 표하는 한편 "헌법과 법률에 따라 대한민국이 움직이면 얼마나 좋겠나. 그런데 법을 만드는 국회에서 때로는 헌법과 법률에 반하는 그런 일이 종종 있곤 하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역시 명불허전"이라며 "헌법이 나침반이라는 건 평소에 제가 새기고 있는 말"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어 "정치가 국민 불안의 진원지라는 아픈 얘기는 무겁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하면 국민을 편하게 할 것인지 하는 것을 잘 챙기면서, 앞으로 국회와 정치를 잘 운영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정 대표에게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관련 우려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대해 '대법관 회의 동의를 얻어 전담재판부 법관을 임명하도록 해야 한다는 조항을 포함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이 조항을 넣어야 위헌 시비를 피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 대표는 이에 위헌 소지가 없도록 해당 법안 수정안을 만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법 왜곡죄에 있어서도 처리 의지를 재차 밝혔다고 한다.
한편 이 위원장은 헌법재판소 출범 당시 '1호 헌법연구관'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명박(MB)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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