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10일 유조선 나포 이어 수 주일 안에 추가 나포 계획
이란과 석유 거래로 美 제재 위반 혐의
베네수엘라 마두로와 대치중인 트럼프, 마약 이어 석유로 마두로 압박
이란과 석유 거래로 美 제재 위반 혐의
베네수엘라 마두로와 대치중인 트럼프, 마약 이어 석유로 마두로 압박
[파이낸셜뉴스]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유조선을 나포한 미국 정부가 앞으로 다른 유조선을 추가로 나포할 계획이다.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압박 중인 미국은 이란과 거래를 명분으로 마두로의 핵심 수입원인 석유 수출을 방해할 가능성이 높다.
익명의 미국 백악관 관계자는 11일(현지시간) 현지 경제매체 CNBC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더 많은 유조선을 여러 척 나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전날 트럼프는 백악관 행사에서 “우리는 방금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유조선 한 척을 억류했다”고 밝혔다. 그는 "매우 타당한 이유로 억류했다"면서 유조선에 실린 석유에 대해 "우리가 가질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CBS방송은 억류된 선박이 건조된 지 20년 된 유조선이며 ‘스키퍼(The Skipper)’로 불린다고 전했다. 해당 선박은 미국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재임 당시였던 2022년부터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및 이란과 연관성 때문에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스키퍼는 남아메리카 북부의 가이아나 국적으로 알려졌으나 가이아나 해양관리국은 스키퍼가 가이아나에 등록되지 않은 선박이라며 자국 국기를 허위로 게양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에서 석유 매장량이 가장 많지만 저품질과 기술·투자 부족으로 일평균 약 100만 배럴을 생산한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 기업은 미국의 제재로 인해 생산량의 대부분을 중국 등에 헐값으로 넘긴다고 알려졌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스키퍼가 미국의 제재 대상인 이란혁명수비대(IRGC)와 불법 석유 거래를 했다고 강조했다. 레빗은 트럼프가 "정부 제재 정책을 효과적으로 이행하는데 완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조선을 상대로 몰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법적 절차에 따라 석유를 몰수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레빗은 트럼프 정부가 다른 유조선이나 베네수엘라의 석유 시설을 겨냥하는 방안을 고려하냐는 질문에 "우리는 제재 대상인 선박들이 암거래되는 석유를 싣고 바다를 항행하는 것을 지켜보지만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1기 정부 당시 독재 논란으로 마두로와 대립했던 트럼프는 올해 2기 정부를 시작하면서 다시 마두로와 충돌했다. 그는 지난 2월 베네수엘라 마약 조직을 ‘테러 단체’로 지정하고 마두로가 마약 조직의 수장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8월에는 마두로 체포 보상금을 2배로 올렸다.
미국 해군은 지난 8월부터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마약 운반선을 단속한다며 베네수엘라 선박들을 공격했다. 지난달에는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CVN-78)을 포함한 항모전단까지 베네수엘라 인근에 도착했다.
관계자들은 11일 미국 매체들을 통해 미국이 앞으로 몇 주일 안에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오른 다른 유조선들을 추가로 나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미국 법무부와 국토안보부가 선박 나포를 수개월간 준비했으며, 베네수엘라의 주요 자금 수입원인 석유 수출을 차단하면 마두로 정권의 재정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재무부는 11일 마두로의 아내 실리아 플로레스의 조카 3명, 그리고 마두로 정권의 석유 수출을 가능하게 한 파나마 기업인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베네수엘라의 석유 거래를 가능하게 한 기업 6곳과 유조선 6척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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