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상원, 정부에 관세 인상 개정안 송부...다음달 시행 예정
한국과 중국 등 멕시코와 FTA 없는 국가 수입품에 5~50% 관세
멕시코 자국 산업 육성 목적이라고 주장
관세로 '북미 요새' 세우라는 트럼프 압박 결과일 수도
한국과 중국 등 멕시코와 FTA 없는 국가 수입품에 5~50% 관세
멕시코 자국 산업 육성 목적이라고 주장
관세로 '북미 요새' 세우라는 트럼프 압박 결과일 수도
[파이낸셜뉴스] 자유무역협정(FTA)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대규모 관세 공격을 받은 멕시코가 한국 등 아직 FTA를 맺지 않은 무역국에서 수입하는 특정 제품에 대한 관세를 올리기로 했다. 이는 멕시코 국내 산업 육성 및 미국과 FTA를 유지하기 위한 방책으로 추정된다.
멕시코 상원은 11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일반수출입세법(LIGIE) 개정안을 양원 승인 후 대통령 서명과 발효 등 향후 절차를 위해 멕시코 정부에 보냈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17개 전략 분야에서 자동차 부품, 철강 및 알루미늄, 플라스틱, 가전, 섬유 등 1463개 품목을 선정해 5∼50%까지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내년 1월부터 곧바로 시행될 예정이다.
관세 부과 대상국은 멕시코와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다.
관세 인상에 가장 큰 영향을 타격을 받는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은 지난해에만 멕시코와 무역에서 1200억달러(약 176조원) 규모의 흑자를 봤다. 한국 역시 1993년 이래로 멕시코를 상대로 매년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3·4분기까지 수입액보다 수출액이 120억9800만 달러(약 17조8000억원) 더 많았다.
한국과 중국 등 주요 비(非)FTA 국가와 무역에서 적자를 보고 있는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11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LIGIE 개정안은)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은 아니며, 멕시코와 무역협정을 맺지 않은 국가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멕시코에서 더 많은 물건을 생산하게 한다는 계획에 따른 입안"이라고 해명했다. 셰인바움은 "우리는 한국이나 중국 정부와 계속 협력할 의지가 있으며, 실제 한국 등과의 회의를 통해 (관세율을) 일부 인하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9월 보도에서 멕시코 정부가 자국 산업을 육성하고 아시아에서 수입하는 제품을 줄이기 위해 LIGIE 개정안을 추진한다고 분석했다. 앞서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부 장관은 관세 인상에 대해 "중국과의 무역 적자를 줄이고 우리 기업과 산업군을 보호 또는 강화하기 위한 조처"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번 조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본 결과일 수도 있다. 올해 멕시코에 대규모 보복관세를 부과한 트럼프는 올해 초부터 중국산 제품이 다자간 FTA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통해 멕시코를 거쳐 미국에 유입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멕시코에게 관세를 올려 중국 제품을 막으라고 촉구했다. 미국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지난 2월 발표에서 USMCA를 기반으로 경제적인 ‘북미 요새’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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