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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품에 안긴 포토샵…독립 앱 비즈니스 쇠퇴 신호탄 되나

뉴스1

입력 2025.12.12 07:00

수정 2025.12.12 09:51

어도비 챗GPT용 포토샵 배경 크리에이티브 효과 적용(어도비 제공)
어도비 챗GPT용 포토샵 배경 크리에이티브 효과 적용(어도비 제공)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AI 에이전트 시대엔 현재의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앱) 접근 방식이 붕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SaaS(독립 서비스형 소프트웨어)와 비즈니스 앱은 본질적으로 비즈니스 로직을 포함한 CRUD(생성·읽기·업데이트·삭제) 데이터베이스인데 비즈니스 로직이 AI 에이전트로 이동하면 현재 SaaS 구조의 백엔드를 대체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가 1년 전(2024년 12월) 팟캐스트에서 언급한 '독립 앱·플랫폼의 시대 종말' 예견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미지 편집 분야에서 35년간 강자로 군림해온 어도비가 구글 '나노바나나 충격'에 일격을 맞고 사업모델 지속가능성 우려 속에 챗GPT 품으로 들어갔다.

12일 IT 업계에 따르면 어도비는 전날 챗GPT에 △포토샵 △어도비 익스프레스 △애크로뱃 등 주요 크리에이티브·생산성 앱을 통합했다고 발표했다.



어도비 측은 "자사의 크리에이티브 기술과 챗GPT의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결합했다"며 "주간 활성 이용자 8억 명 규모의 챗GPT 이용자에게 주요 기능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포토샵 이용자는 웹·앱에서 포토샵 아이콘을 클릭해 앱을 실행하고 도구 탭에서 원하는 작업 등을 찾을 필요 없이 챗GPT 대화창에 "이 사진 배경을 지우고 화사하게 만들어줘" 등을 입력하면 된다.

업계는 소프트웨어 산업 무게추가 독립 앱·플랫폼에서 AI 에이전트로 이동하는 신호탄으로 분석했다.

MS·오픈AI 진영은 이 같은 AI 에이전트 플랫폼 기반 버티컬 AI 구조를 미래 소프트웨어의 표준으로 본다.

빌 게이츠 MS 공동창업자도 고도화한 AI 에이전트 기반 버티컬 AI(특정 도메인에 특화 AI) 구조가 확립되면 기존 앱 체제를 대체하기 시작하고 결국엔 앱 중심 비즈니스 구조를 해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빌 게이츠는 2023년 11월 블로그를 통해 "안드로이드·iOS·윈도 등에 이어 AI 에이전트가 다음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5년 내 컴퓨팅 방식을 완전히 변경하고 경제 모델을 혁신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반면 주요 SaaS 기업들은 독립 앱 붕괴 시나리오는 지나친 이분법이라며 버티컬 AI와 SaaS 체제가 공존할 것으로 전망한다.


글로벌 디자인 플랫폼 캔바(Canva)와 실시간 협업 디자인 도구 피그마(Figma) 등이 대표적이다.

캐머런 애덤스 캔바 공동 창업자 겸 CPO는 "캔바는 미래에도 사람들이 AI를 활용해 창의적인 비전을 가속하고 확장하는 독립형 플랫폼으로 존재할 것"이라며 "MCP 서버와 SDK 도입으로 챗GPT 등 외부 에이전트가 캔바 기능을 호출할 수 있도록 해 AI 생태계의 일부가 되면서 독립 창작 플랫폼도 유지하는 '지능형 크리에이티브 레이어'로 포지셔닝할 것"이라고 말했다.


쇼 쿠와모토 피그마 제품부문 부사장도 "일부 리더들은 (AI 에이전트 시대가 도래하면) 이용자 인터페이스를 갖춘 독립 앱이 덜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근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용자가 직접 확인해야 할 이유는 항상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