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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C는 외세에 종속"…마두로의 베네수엘라, 탈퇴 법안 가결

뉴스1

입력 2025.12.12 08:09

수정 2025.12.12 08:09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베네수엘라 국회가 11일(현지시간) 국제형사재판소(ICC) 탈퇴를 위한 법률 폐지를 승인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베네수엘라 국회는 로마 규정 비준 법률을 전면 폐지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 조치는 ICC가 베네수엘라의 인권 침해 의혹을 조사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국회의장이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측근인 호르헤 로드리게스는 해당 법률이 즉시 효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이 서명하면 정부는 ICC에 공식적으로 탈퇴 의사를 통보할 수 있게 된다.



로드리게스 의장은 회의에서 ICC가 "무용하며 외세에 종속돼 있다"고 비판하며, 특히 미국의 영향력 아래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ICC는 2017년 이후 베네수엘라 정부와 군 관계자들이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고문, 자의적 구금 등 반인도적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2021년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당시 시위에서는 12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법률 폐지는 최근 ICC가 카라카스 사무소를 폐쇄한 결정 이후 나온 것이다.
ICC는 마두로 정부가 해당 반인도적 범죄를 조사하는 데 실질적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마 규정은 1998년 체결된 ICC 설립 조약으로, 회원국은 중대한 국제범죄 조사에 협력할 의무가 있다.
베네수엘라는 2000년 ICC에 가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