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관봉권 특검, '쿠팡 불기소 외압' 폭로 문지석 검사 소환 조사

오는 14일 한 차례 더 불러 조사할 예정

쿠팡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 수사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한 문지석 검사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안권섭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며 발언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쿠팡 퇴직금 사건 불기소 외압' 의혹을 폭로한 문지석 부장검사가 쿠팡·관봉권 특별검사팀(안권섭 특검)에 출석해 심야까지 조사를 받았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지난 11일 오전 10시부터 이날 오전 0시 4분께까지 문 부장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번 조사에서 엄희준 전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이 의혹의 발단이 된 쿠팡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 주임검사를 불러 해당 사건을 무혐의 처리하라고 지시했다는 지난 2월 이전까지의 사건 경과를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부장검사는 조사를 마친 뒤 "당시에 있었던 일을 모두 확인했고 가지고 있는 자료를 전부 제출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문 부장검사의 진술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시간 순서대로 재구성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필요한 증거 정리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은 지난 1월 쿠팡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해 쿠팡 측에 대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인천지검 부천지청은 지난 4월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사건을 수사했던 문지석 부장검사는 지난 10월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상급자인 엄희준 당시 지청장과 김동희 당시 차장검사가 쿠팡에 무혐의 처분을 하라고 압력을 행사했다고 폭로했다.

자신과 주임검사는 쿠팡의 취업규칙 변경이 불법이라고 주장했으나 김 전 차장이 '무혐의가 명백한 사건'이라며 회유하고, 엄 전 지청장은 지난 2월 새로 부임한 주임검사를 따로 불러 쿠팡 사건 무혐의 가이드라인을 줬다는 것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에 독립적인 제3의 기관이 진상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며 상설특검의 수사를 결정했다. 특검팀은 지난 6일 수사 개시를 선언한 지 5일 만에 문 부장검사를 소환했다.

특검팀은 오는 14일 오전 10시 문 부장검사를 다시금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e-mail]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