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왕실, 12일 의회 해산 허가...내년 1~2월 총선 예정
당초 계획보다 약 1개월 정도 일정 앞당겨
2023년 5월 총선 이후 1년마다 총리 교체
캄보디아와 군사 충돌 와중에 정치적 혼란 가속
당초 계획보다 약 1개월 정도 일정 앞당겨
2023년 5월 총선 이후 1년마다 총리 교체
캄보디아와 군사 충돌 와중에 정치적 혼란 가속
[파이낸셜뉴스] 약 2년 동안 총리가 2번 바뀐 태국에서 최근 캄보디아와 군사 충돌 가운데 의회가 해산됐다. 태국 정부는 내년 1~2월에 총선을 다시 열고 총리를 새로 뽑을 예정이다.
프랑스 AF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9월 취임한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12일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왕이 보낸 국회해산명령서를 받았으며 이날부로 의회를 해산한다고 밝혔다. 그는 동시에 내년 초에 총선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아누틴은 전날 페이스북에 "국민에게 권력을 돌려주고 싶다"고 적었다.
태국 왕실은 12일 발표에서 "하원 의원을 선출할 새 총선을 실시하기 위해 의회를 해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도전 과제로 가득 차 있어 현 정부가 지속해서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없다"며 "적절한 해결책은 하원을 해산하고 새로운 총선을 실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선은 왕실 발표 후 45∼60일 이내인 내년 1∼2월에 실시될 예정이다.
이미 아누틴은 지난 9월 취임과 동시에 내년 1월 의회 해산 및 3~4월 총선을 약속했다. 아누틴이 이끄는 품짜이타이당은 중도 성향으로 2023년 5월 정규 총선 당시 제 3당에 불과했다.
그러나 태국의 정치 환경은 총선 이후 매우 복잡하게 흘러갔다. 집권 프아타이당 소속의 세타 타위신 전 총리는 2023년 8월에 30대 총리직에 올랐으나 1년 뒤에 헌법재판소 판결로 해임됐다. 부패 인사를 장관이 임명해 헌법을 어겼다는 혐의였다. 태국 의회는 2024년 8월에 표결을 거쳐 세타의 후임으로 프아타이당의 패통탄 친나왓을 31대 총리로 선출했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막내딸이자 태국 역사상 최연소 총리였던 친나왓은 지난 6월 캄보디아의 훈 센 상원의장과 전화 통화가 유출되면서 곤경에 처했다. 그는 당시 훈 센을 '삼촌'이라고 부르면서 국경을 담당하는 자국군 사령관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해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렸다. 태국 헌법재판소는 ‘헌법상 윤리 위반’ 혐의로 지난 8월에 다시 1년 만에 패통탄을 해임했다.
아누틴은 9월 의회 표결에서 승리해 32대 총리가 됐다. 그는 품짜이타이당을 프아타이당 주도 연립정부에서 탈퇴시킨 뒤, 최대 야당인 국민당의 지지를 얻어 집권에 성공했다. 당시 국민당은 조건으로 취임 후 4개월 내 총선을 실시할 것 등을 요구했다.
시리퐁 앙카사쿤끼앗 태국 정부 대변인은 아누틴이 총선 일정을 앞당긴 이유에 대해 국민당과 불화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당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자 불신임안을 제출하겠다면서 총리에게 즉시 의회를 해산하라고 요구했다"며 "의회에서 더 이상 진전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의회 해산)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11일 낫타퐁 르엉빤야웃 국민당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품짜이타이당이 합의 조건에 따르지 않았다"며 "우리는 헌법 개정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아누틴은 12일 의회 해산 이후에도 총선 전까지 과도 정부를 계속 이끌지만, 권한이 제한되어 새 예산안을 승인할 수 없다.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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