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1) 최성국 박지현 기자 = "철근공사만 50년 했던 형인데…."
12일 오전 광주 상무지구 광주대표도서관 붕괴사고 현장. 매몰자의 가족인 고성석 씨는 행방을 알 수 없는 형의 소식만을 기다리고 있다.
고 씨의 형은 전날 오후 1시 58분쯤 광주대표도서관 공사현장 1층에서 작업을 하던 중 미처 붕괴 참사를 피하지 못하고 매몰된 상태다. 아직까지 생사가 불분명하다.
고 씨는 "형은 건설현장에서 철근공사만 50년 했던 전문가"라며 "오늘 오전 현장을 보니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당시 CCTV를 봤는데 1층에서 일하던 7명 중 5명은 왼쪽으로 달려가 살았다.
현재 사고현장은 옥상부터 지상 2층, 1층, 지하 1층이 겹겹이 무너져 내린 가로 48m, 폭 20m 규모의 총 2층짜리 콘크리트 더미와 철골 구조물을 안정화하는 소방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고 씨는 "현장을 둘러보면 안전 불감증이 가득하다. 저도 공사현장을 돌아다니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런 식으로 이뤄지는 공사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사고순간 영상을 밤새 분석했던 그는 사고 원인으로 기초공사 부실과 설계 미비를 꼽았다.
고 씨는 "사고 현장은 기둥과 보가 전체적으로 쓰러졌다. 데크플레이트만 뚝 떨어지는 일은 있어도 저런 식의 붕괴는 거의 되지 않는다. 이건 완전한 부실시공이고 안전불감증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붕괴한 데크가 48m짜리인데 큰 지지대가 양 끝단에 하나씩밖에 없다. 기둥 간 거리가 너무 멀도록 설계가 돼 있다. 중간에 기둥이 없다보니 하중을 버티지 못하고 붕괴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는 전날 오후 1시 58분쯤 광주대표도서관 건설 현장에선 건물 옥상층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4명이 매몰됐다.
이 가운데 A 씨(47)는 사고 당일 오후 2시 19분쯤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매몰자 B 씨는 같은 날 오후 8시 13분쯤 숨진 채 수습됐다. 나머지 2명은 정확한 매몰 위치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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