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유망 강소기업] 동화뉴텍
2020년부터 개발한 친환경 선박용 가스 압축기, 국내 시장 95% 점유
블루오션 안착에 그치지 않고 제품 개량 거듭해 ‘컴팩트형’ 신제품 개발
12월 초 중국 조선소에 1호 납품 돌입
[파이낸셜뉴스] 세계적인 기후위기에 대응해 국제기구들이 각종 환경규제책을 실행 중인 가운데 국제해사기구(IMO)도 해운업계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탄소세 등 규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급성장하는 액화천연가스(LNG)를 비롯한 친환경 연료 선박 시장에 힘입어 관련 기자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부산지역 제조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2020년부터 개발한 친환경 선박용 가스 압축기, 국내 시장 95% 점유
블루오션 안착에 그치지 않고 제품 개량 거듭해 ‘컴팩트형’ 신제품 개발
12월 초 중국 조선소에 1호 납품 돌입
부산의 선박 엔진 핵심기자재 제조기업 동화뉴텍이 지난해 개발에 성공한 ‘컴팩트형 자연기화가스(BOG) 압축기 열교환기’를 이달 초 중국의 한 조선소에 첫 납품했다고 12일 밝혔다.
친환경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의 핵심 기자재인 ‘BOG 압축기’는 연료 저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기화가스를 압축해 연료로 사용하게 해주는 설비다. LNG는 초저온인 영하 163도로 저장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생기는 BOG를 경제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압축 후 추진선의 연료로 쓰인다.
동화뉴텍의 BOG 압축기 시스템은 일찌감치 2020년 시작된 IMO의 환경규제에 대응해 그해 개발됐다. 이후 설비 개선을 이어온 동화뉴텍이 지난해 1월 BOG 압축기 시스템에 적용되는 열교환기를 기존 제품 대비 중량과 크기를 30% 줄이는데 성공하며 경제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개발을 마치고 첫 납품에 들어간 BOG 압축기 열교환기는 고객사로부터 만족스러운 반응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수주 이후 중국 조선소 직원이 동화뉴텍을 방문해 장비 성능 시연을 지켜보며 기존 열교환기와 변함없는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사이즈를 줄였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내렸다.
이에 대해 동화뉴텍 권영우 대표이사는 “동화뉴텍은 경쟁사 제품보다 차별화된 품질 수준과 신기술 및 체계화된 사후관리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이것이 경쟁사와의 초격차를 만들어 가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압축기 열교환기의 성능을 개량한 이후 동화뉴텍의 BOG 압축기는 지난해 300억원 가량을 수주했으며 올해는 지난달 말까지 500억원이 넘는 수주 실적을 올리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시장 점유율로 놓고 보면 압도적이다. 한국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의 가스 압축기는 95% 이상 공급하고 있으며 중국 시장에서도 20% 이상 압축기를 공급하고 있다.
다만 경쟁사의 빠른 추격과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 중국 조선소들의 자국산 기자재 지원책으로 인해 시장 확대 및 유지가 쉽지는 않다고 동화뉴텍은 전했다. 이에 기업은 선박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친환경 연료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친환경 연료 공급용 압축기’와 ‘산업용 수소 가스 압축기’ 등의 개발에도 돌입했다.
동화뉴텍은 지난 1974년 부산에서 조선소 선박 수리업을 모태로 시작한 기업이다. 이후 선박 엔진 시동용 공기 압축기 제조를 시작으로, IMO의 ‘2020 탄소중립 환경규제’에 대응해 2019년부터 1년 만에 LNG 추진선의 BOG 압축기를 개발해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권 대표는 “일본의 압축기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한 동화뉴텍은 여타 다른 한국의 제조사와 같이 일본 기술과 제품을 더 빠르게 생산하는 것이 강점이었다. 그러나 이런 한계로 인해 2008년 리먼 사태를 이겨내지 못하고 동화엔텍에 인수합병되며 사업 재건이 이뤄졌다”며 “때문에 단순 제조만으로 살아남지 못하며 시대에 맞는 기술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다”고 전했다.
모회사인 동화엔텍이 야심차게 개발해 2020년 세상에 선보인 LNG 추진 선박연료공급시스템(FGSS)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이 시스템에 필수적인 BOG 압축기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동화뉴텍의 BOG 압축기는 동화엔텍뿐 아니라 그 경쟁사까지 찾는 제품으로 성장하며 기업 추산 연간 최소 50척 이상의 선박에 BOG 압축기를 납품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 2023년에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해당 압축기가 ‘세계일류제품’으로 선정되며 ‘세계 시장점유율 5위 이내 기업’ 인증을 받는 쾌거를 올렸다. 국내 조선소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조선소에도 해당 기자재를 공급해 지난해에는 ‘3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하며 LNG 추진선 BOG 압축기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나아가 동화엔텍이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첨단기술기업’에 지정되면서 동화뉴텍 또한 미래를 대비한 연구개발(R&D) 투자비용을 대폭 늘릴 여건을 마련했다. 이에 ‘쉘 앤 플레이트 열교환기(관형·판형 열교환기 결합)’와 ‘초고압 가스 압축기’ 및 그 외 친환경 기자재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권 대표는 “동화뉴텍은 이미 블루오션 시장에 일찌감치 진입했으며, 이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고 있다. 이제는 단위 제품만 두고 힘겨루기 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제품과 시너지를 통한 전략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본다. 저탄소 녹색에너지 기술을 선도하는 선두주자로서 역할을 이어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이끄는 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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