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지원 받았다"…美 논평은 없어
시상식 참석 위해 극비 탈출…美전투기 엄호
"트럼프 덕에 마두로 어느 때보다 약화돼"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시상식을 위해 베네수엘라를 극비 탈출하는 데 미국의 조력이 있었다고 확인했다.
11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마차도는 이날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만난 취재진에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자신을 도운 동료들을 보호하기 위해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도 마차도의 베네수엘라 탈출 관련 논평을 내진 않았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자신의 행방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알지 못했을 것이다.
오슬로로 오기까지 여정이 매우 위험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며 "물론 돌아가는 위험은 아마 더 클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마차도는 10일 오슬로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8일 오후 극비리에 탈출했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외곽의 한 은신처에서 나와 10개 검문소를 지나 어촌 마을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목선을 타고 베네수엘라에서 북쪽으로 65㎞ 떨어진 섬 퀴라소로 향했다.
해역을 건너는 동안 미 해군 F-18 전투기 2대가 베네수엘라만 상공에서 근접 비행했는데, 마차도를 엄호하려는 목적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마차도는 퀴라소에 도착해 마이애미 기반 한 조력자가 제공한 전용기를 타고 오슬로로 향했다. 다만 퀴라소로 가는 동안 악천후로 시간이 지연되면서 제때 도착하지 못했고, 시상식은 딸이 대신 참석해 대리 수상했다.
마차도는 지난 1월 9일 카라카스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부정선거 규탄 시위에 참가한 뒤 일시 구금됐다. 이후 마두로 정권 탄압을 피해 11개월간 은신 생활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됐지만, 마두로 정권 방해로 출마하지 못했다.
외교관 출신 에드문도 곤살레스 후보가 대신 출마했다 낙선했는데, 국제 감시단은 곤살레스가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지만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승리로 결정지었다고 보고 있다.
디오스다도 카벨로 베네수엘라 내무장관은 전날 정부가 마차도의 동선을 파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카리브해에 항공 모함을 배치하며 군사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는 전날 베네수엘라 원유를 실은 유조선을 억류했다.
이에 대해 마차도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가 현재 우리가 이른 지점, 즉 마두로 정권이 그 어느 때보다 약화된 지점에 이르는 데 결정적이었다고 믿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권력 유지 비용을 높이고 권력 이양 비용을 낮춰야 이 정권이 무너진다"며 "그리고 지금 우린 바로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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