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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사령관 "전작권 전환, 기한보다 '조건 충족'이 우선"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2 13:24

수정 2025.12.12 13:24

"韓의 '임기 내 전환' 공약 알고 있지만…준비태세 신중히 평가해야"
"북·중·러 협력 심화, 단순한 거래 아니다" 한미연합 준비태세 강조
전작권 전환, '한미가 더 강력해진다'는 전제하 이뤄져야 취지 발언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이 지난 9월 8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유엔사 창설 75주년 기념행사에서 건배 제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이 지난 9월 8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유엔사 창설 75주년 기념행사에서 건배 제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이 "전작권 전환은 정해진 기한보다 합의된 '조건 충족'이 우선이며, 기존 조건의 유효성부터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12일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열린 한미동맹재단-주한미군전우회의 웨비나에서 "단순히 전작권 전환을 시간 내에 달성하기 위해 조건을 간과할 수는 없으며, (예전에 합의한) 조건들이 현재도 유효한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달성하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브런슨 사령관은 "(전작권 전환을 위해선) 우리의 준비태세가 잘 되어 있는지도 평가해야 한다"면서 "군단이 너무 많은 것은 아닌지, 군단 수를 줄이는 대신 더 나은 장비와 훈련부대를 늘려야 하는 건 아닌지 병력 구조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은 우리가 지상 영역에만 너무 집중해 사이버전, 우주전, 공중전 해상전 등에 대해선 약간 간과하는 부분이 있다"며 "한 영역을 위해 다른 영역들을 포기할 순 없으며, 이 조건들이 왜 존재하는지 그 이유가 있다는 점을 계속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한반도에 어떤 상황이 터질 가능성이 결코 작지 않다. 얼음판 같은 상황"이라며 전작권 전환이 '한미가 더 강력해진다'는 전제하에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북한은 러시아, 중국과 실질적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거래가 아니다"라며 "1950년(한국전쟁)의 삶의 방식으로 돌아갈 순 없지 않는가. 준비태세를 유지해야 평화를 유지할 수 있으며 고된 실전 훈련 능력이 여타 동맹과 우리를 구별할 수 있는 중요한 차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을 종합하면 북·중·러 협력의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 연합연습의 중요함을 강조하면서 전력 평가가 향후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 및 전략적 유연성과 연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브런슨 사령관은 주한미군 감축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 주한미군은 최저 2만8500명을 유지하는 것이 법적으로 성문화된 상황"이라며 "우리는 2만8500명을 최저치로 두고 전투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주한미군 병력을 2만8500명 미만으로 감축하는 데 예산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한 내년도 미국 국방수권법안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연방 하원을 통과한 것을 확인하는 발언으로 관측된다.

한미는 지난 2006년부터 전작권 전환 논의를 시작했다.
전작권 전환을 위해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3단계 평가와 검증 절차를 거치기로 했다. IOC 평가와 검증은 각각 지난 2019년과 2020년에, FOC 평가는 2022년에 끝냈다.
이재명 정부는 대통령의 임기인 2030년 6월 30일 전에 전작권 전환을 완료한다는 구상으로 전해졌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