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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저격한 李대통령 "방송인지 편파 유튜브인지"..중립성 훼손 지적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2 12:47

수정 2025.12.12 14:22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파이낸셜뉴스]이재명 대통령이 일부 종합편성채널을 '편파 유튜브'에 비유하며 공개 저격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이 대통령의 일부 종편에 대한 편향성 지적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 대통령의 지적으로 종편 언론사 등에 대한 심의기구가 강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이재명 정부는 검찰 개편 이후 언론 개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12일 오전 세종시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보고를 받던 도중 방송 정상화 내용이 빠져 있다고 지적하며 "종편, 그게 방송인지 편파 유튜브인지 의심이 드는 경우가 꽤 있잖아요. 그런 건 (방미통위) 업무에 안 들어 가냐"고 물었다.



류신환 방미통위원장 직무대행이 "이번에 방송3법 개정으로 공영방송의 민주성을 강화하는 부분이 보완됐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종편 관련 내용은) 없다"며 실무자들에게 설명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위원회 업무 중에 방송의 편향성이나 중립성 훼손이나 품격이 떨어지는 것에 대한 게 있어야 할 것 아니냐. 언급조차 왜 없냐"라고 재차 지적했다.

방미통위 측은 "방송의 내용 관련한 편향, 중립성 부분에 대해서는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서 평가하게 돼 있다. 저희가 다루는 부분은 아니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중립성을 어기고, 특정 정당의 개인 사적 유튜브처럼 활동한 것에 대해 방미통위는 전혀 관여할 수 없다는 것인가"라고 다시 물었다. 그러자 류 직무대행은 "재승인 때 그런 부분을 판단하기 때문에 개별 보도, 논평에 대해서는 방심위에서 심의하도록 구조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친명계 3명의 전현직 의원들이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연루되면서 일부 보수 성향 언론에선 '이재명 게이트'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현 정권의 부도덕성을 집중 파헤치고 있다. 일부 종편에서도 보수 성향 패널들이 출연해 이 정부에 대한 날 선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통령의 기성 언론에 대한 오래된 불신은 후보시절 특정 진보 성향 유튜브 미디어와 친밀한 인연으로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SNS 대통령'이라고 불릴 정도로 유튜브 등 신생 미디어와 가까운 행보를 오랜 정치 생활와중에 보여왔다.

이 대통령은 대선 투표일 하루전인 지난 6월 2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선거운동 뒷이야기를 전한 바 있다. 사실상 대선 직전 마지막 미디어 유세를 유튜브에서 한 셈이다.

또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달 19일 같은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한미정상회담의 뒷이야기를 전한 바 있다.

김 실장은 당시 유튜브에서 이 대통령의 지시로 2차 한미정상회담 당일 아침까지 미국측 일방적인 요구에 서명하는 협상 타결이 지연됐다고 상세히 밝혔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유튜브에 출연해 공적인 정상회담의 뒷이야기를 소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ㆍ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오른쪽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ㆍ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오른쪽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