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제국주의 야욕에만 봉사…무용지물"
ICC "반인권 수사 진전 없다"…사무소 폐쇄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베네수엘라가 국제형사재판소(ICC) 탈퇴 절차에 돌입했다.
11일(현지 시간) 프렌사라티나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회는 이날 ICC 탈퇴를 골자로 한 '팔레스타인과 인류에 관한 법안'을 만장일치 통과시켰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ICC의 거듭된 무능력과 서방 강대국에 유리한 편향성을 고려할 때 설립 목적이 의문스럽다"고 주장했다.
이번 법안이 "끔찍한 대량 학살이자 반인도적 범죄로 고통받아 온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에 맞서는 베네수엘라 국민의 존엄성과 연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람을 보호해야 할 기관이 미국 제국주의 야욕에만 봉사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경제 등 전방위에서 마두로 정권을 압박하는 가운데 "일방적인 강압 조치가 베네수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안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서명으로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
로드리게스 의장은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의 오빠로, 마두로 대통령의 측근으로 평가된다.
베네수엘라는 1998년 ICC 설립을 위한 로마 규약에 서명, 2000년 비준했다.
ICC는 2021년부터 마두로 정권을 대상으로 반인도적 범죄 혐의 수사를 진행해 왔다. ICC는 마두로 정권이 2017년 발생한 반정부 시위 참가자들을 탄압하며 반인도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베네수엘라 야권과 인권 단체들은 당시 120명 넘게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마두로 정권은 "민간인에 대한 체계적인 공격은 없었으며,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ICC가 지난 1일 카라카스 사무소를 2년 반 만에 폐쇄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ICC는 "수사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카리브해에 항공 모함 등을 배치하며 군사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전날 베네수엘라 원유를 실은 유조선을 억류하며 마두로 정권에 대한 경제적 압박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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