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내년 금리 '1회 인하' 전망에…주식시장 조정 가능성
오라클 급락, 브로드컴 시간 외 하락…AI 기술주 실적 '엄격한 잣대'
장기 국채 금리 3개월 만 최고치…'금리 인하에도 상승' 이례적 현상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에도 매파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금리 인하 낙관론에 기대 상승해 온 주식시장의 하락 가능성과 채권금리 상승으로 인한 경제 전반의 비용 부담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11일(현지 시간) CNN이 보도했다.
앞서 연준은 올해 9·10·12월 세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하했고,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AI) 기술주 고평가 논란과 관세를 둘러싼 경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내년 금리 인하는 한 차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AI를 거품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채권시장의 움직임 역시 일부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AI가 곧 터질 거품이라는 신호는 아니지만, 기업들이 기대만큼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투자가 정당화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월가는 AI 기업들의 실적을 이전보다 훨씬 엄격한 잣대로 평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엔비디아는 1.53%, 알파벳은 2.27%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는 0.25% 내렸다. 반면 투자자들이 다른 업종으로 자금을 옮기면서 다우지수는 1.34% 상승해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고, S&P500 역시 0.21% 오르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시장은 또 다른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통상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채권 가격은 오르고 수익률(금리)은 내려가 차입 비용이 낮아지지만, 최근에는 정반대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물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연준의 금리 인하에도 상승세를 보이며 최근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투자자들이 물가 상승으로 수익이 잠식될 가능성에 대비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다.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실제 차입 비용은 결국 채권시장이 결정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야르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르데니 대표는 "채권 투자자들은 연준의 완화 시나리오를 따르고 있지 않다"며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와 부채 증가, 연준 목표치인 2%를 웃도는 인플레이션, 일본에서 급등하는 국채 수익률 등 여러 구조적 불안 요인들을 모두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토르스텐 슬록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는 국면에서 장기 금리가 오르는 것은 역사적으로 매우 이례적 현상"이라며 "모든 자산군의 투자자들은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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