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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도서관 붕괴 22시간, 구조는 난항…가족들 망연자실

뉴시스

입력 2025.12.12 14:01

수정 2025.12.12 14:01

"살아만 나와 주길" 애끓는 가족들…절박함 가득 한파 속에 밤 지새며 매몰자 구조소식만 기다려 "고양이밥 챙긴다던 내남편" "농사 짓자던 동생"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12일 낮 광주 서구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현장에서 매몰된 작업자 가족이 재난심리회복 지원 인력의 부축을 받으며 걷고 있다. 2025.12.12. lhh@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12일 낮 광주 서구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현장에서 매몰된 작업자 가족이 재난심리회복 지원 인력의 부축을 받으며 걷고 있다. 2025.12.12. lhh@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이현행 기자 = "우리 남편, 퇴근하고 고양이 밥 챙겨준다고 했는데…"

12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현장에는 매몰된 작업자들을 기다리는 가족들의 절박함으로 가득했다.

붕괴 발생 22시간이 지나도록 구조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지만 가족들은 한파에도 현장을 떠나지 못한 채 오로지 "살아만 나와 달라"며 사고 지점을 바라봤다.

119구급차가 드나들고 구조대가 현장으로 달려갈 때면 가족들은 먼발치에서 "나온 건가" "빼냈을까?"라며 숨을 죽였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가족들은 재난심리회복 지원 인력의 부축을 받으며 간신히 자리를 지켰다.

70대 매몰 작업자의 아내 A씨는 "전날 남편이 키우는 고양이 밥을 주려고 고등어를 사다가 세탁기 위에 올려 놨다.

일을 마치고 와서 준다더니 아직 그대로다. 그걸 어떻게 버릴 수 있나"라고 말했다.

A씨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했다"고 말을 꺼냈다가 더이상 잇지 못했다. 그러면서 "내가 힘을 내야겠다. 힘을 내야 좋은 곳으로 보내드릴 수 있겠지"라며 끝내 울음을 삼켰다.

매몰 작업자의 형제들 역시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인천에서 왔다는 둘째 형 B씨는 "두 달 전 동생이 '새 일을 구했다'며 전화를 걸어와 기뻐했다"며 "일이 한가해지면 고창 시골집에 가서 농사도 짓자고 했는데 허망하기 그지없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가족들의 바람과 달리 이날 낮 12시30분께 구조 당국은 '안정화 작업'을 위해 구조·수색 작업을 중단했다.

무거운 철근과 굳지 않은 콘크리트 등이 뒤엉켜 있어 추가 붕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이날 오후 6시까지 구조물을 걷어내고 작업 공간을 확보하는 등 안정화 작업을 마친 뒤 중장비를 재투입해 구조를 재개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1시58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옥상층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붕괴사고가 발생해 현재까지 2명이 숨지고 2명이 매몰된 상태다.


광주대표도서관은 상무지구 옛 상무소각장 부지(1만200㎡)에 연면적 1만1286㎡,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되는 공공도서관으로 총 사업비는 당초 392억원(국비 157억·시비 235억)이었으나 자재값 상승과 공기 지연 등으로 516억원(국비 157억, 시비359억)으로 늘어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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