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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보다 데이터'로 뛰는 다이빙…체육공단의 AI 사업 결실

뉴시스

입력 2025.12.12 14:06

수정 2025.12.12 14:06

체육공단, 2년간 스포츠 테크 기업 ㈜모아이스에 20억원 지원 다이빙 국가대표 훈련에 AI 활용한 과학적 시스템 적용 모아이스 이용근 대표 "다이빙 특정 선수는 약 18% 기록 향상" 다이빙뿐만 아니라 역도·크로스컨트리·프로야구 등도 도입
[싱가포르=AP/뉴시스] 마하 에이사(이집트)가 1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스포츠 허브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5 세계수영연맹(WA) 세계선수권대회 다이빙 여자 3m 스프링보드 예선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25.08.01.
[싱가포르=AP/뉴시스] 마하 에이사(이집트)가 1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스포츠 허브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5 세계수영연맹(WA) 세계선수권대회 다이빙 여자 3m 스프링보드 예선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25.08.01.
[서울=뉴시스]안경남 기자 = 인공지능(AI)으로의 대전환 시대에 맞춰 스포츠 산업 생태계도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맞이하고 있다.

최근 다양한 스포츠에 AI 기반 분석이 적용되는 가운데 가장 혁신적인 변화를 체감하는 종목으로는 다이빙이 꼽힌다.

과거 다이빙 선수들은 자신들의 점프를 촬영한 뒤 코치와 눈으로 이를 확인한 뒤 자세를 교정했다. 하지만 AI 기반 분석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다이빙 훈련은 더 이상 감(感)에 의존하지 않는다.

이제는 선수가 물속으로 뛰어내린 뒤 곧장 나와 모니터 앞에 서 촬영된 영상을 통해 회전 각도와 속도, 착수 순간 등을 확인한 뒤 데이터를 바탕으로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는다.



올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된 다이빙 대표팀의 이 같은 변화는 국민체육진흥공단(하형주 이사장)이 추진한 AI 기반 국가대표 경기력 향상 사업의 결실로 평가된다.

체육공단은 AI를 활용해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스포츠산업의 성장을 위해 'AI 기반 국가대표 경기력 향상 사업'을 추진해 왔다.

2023년에는 다이빙과 양궁을 추진 종목으로 선정해 2년간 종목당 약 20억원을 지원했다.

[서울=뉴시스]다이빙 국가대표의 AI 분석 시스템 활용한 훈련.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서울=뉴시스]다이빙 국가대표의 AI 분석 시스템 활용한 훈련.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이중 다이빙 종목은 그동안 중국 등 세계 상국과 비교해 체계적 훈련 시스템이 부족하단 평가를 받아왔는데, 체육공단이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AI를 활용한 과학적 훈련 시스템 개발에 투자한 것이다.

체육공단과 이 사업을 주관한 곳은 글로벌 스포츠 테크 기업인 ㈜모아이스(이용근 대표)다.

모아이스는 자체 개발한 AI 골프 코치 앱인 '골프픽스(GolfFix)'가 글로벌 10개국 이상에서 150만 명의 선택을 받는 등 AI 스포츠 관련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모아이스가 체육공단의 지원으로 구축한 AI 다이빙 분석 시스템은 다이빙 선수의 점프, 회전, 착수 동작을 다각도(정면·측면·후면)에서 고속 촬영한 뒤 AI가 이를 자동으로 분석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진천선수촌 다이빙장에 고속카메라 12대와 동기화 분석 장비를 설치했다.

AI는 선수의 다이빙 동작을 다각도로 분석한 뒤 자세 오류를 탐지하고 개인별 개선 포인트를 제시한다.

[서울=뉴시스]모아이스의 AI 분석 시스템.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서울=뉴시스]모아이스의 AI 분석 시스템.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아울러 선수의 컨디션, 건강 정보 등 비정형 데이터도 함께 분석해 부상 위험을 사전에 예측한다.

촬영된 영상을 슬로우모션으로 돌려볼 수 있어 자세를 교정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AI가 수집한 정보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운영돼 선수와 코치가 태블릿이나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선수들의 훈련 데이터가 누적될수록 AI 분석은 더 정교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체육공단의 AI 기반 국가대표 경기력 향상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다이빙 선수들은 이제 더 이상 감각에 의존하지 않게 됐다.

AI가 수집한 영상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점프 순간부터 입수할 때까지 모든 동작을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AP/뉴시스] 이재경이 31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스포츠 허브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5 세계수영연맹(WA) 세계선수권대회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 예선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25.07.31.
[싱가포르=AP/뉴시스] 이재경이 31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스포츠 허브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5 세계수영연맹(WA) 세계선수권대회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 예선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25.07.31.
이용근 모아이스 대표는 "체육공단의 지원은 모아이스가 기술적 한계를 넘어 실질적인 '경기력 향상'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2023년부터 2년간 진행된 'AI 기반 국가대표 향상 사업'을 통해 다이빙 종목 특화 AI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실제 국가대표 다이빙팀에 실증 및 현장 구축까지 완료했다"며 "단순한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다이빙 국가대표 훈련에 도입해 특정 선수는 약 18%의 경기 기록 향상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성과는 다이빙뿐만 아니라 추후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도 확장해 적용될 예정이다.

골프에서 입지를 다진 뒤 다이빙으로 기술 확장에 성공한 모아이스는 야구에도 AI 분석 시스템을 도입하려 한다.

특히 프로야구 구단들에 모아이스의 AI 기술은 투수의 투구 폼을 분석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표는 "(체육공단의 지원을 바탕으로) 실증 결과를 통해 모아이스의 기술력과 골프 이외의 타종목으로의 확장성을 잘 보여줬으며, 본 사업의 성과가 입소문이 나면서 국가대표 역도팀, 국가대표 크로스컨트리팀, 프로야구 LG 등 다양한 종목에서 모아이스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국민체육진흥공단 전경.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서울=뉴시스]국민체육진흥공단 전경.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그러면서 "앞으로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달리기 분석이나 헬스케어로 확장해 근감소증 진단, 근골계 질환 진단까지도 확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AI는 스포츠를 '배우는 방식'과 '즐기는 방식'을 완전히 혁신한 것"이라며 "단순한 자세 교정을 넘어 AI가 사용자의 신체 능력, 연습 패턴, 심리 상태까지 고려해 1대1 맞춤형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AI 에이전트' 단계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리하여 경제적, 지리적 여건과 상관없이 누구나 세계 최고 수준의 코칭을 받을 수 있게 돼 스포츠 교육의 불평등을 해소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체육공단도 다이빙에 그치지 않고, 향후 다양한 사업에 AI를 적용할 계획이다.

하형주 이사장은 "국민체력100 맞춤형 AI 운동처방 서비스를 제공하고 AI 기반 동작 분석 기술을 활용해 국가대표 경기력 향상을 지원하고 있다.
또 AI 기반 체육시설 안전 점검을 시범 도입했으며, 향후 지능형 CCTV 안전 체계를 구축해 AI 전략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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