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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세로 태안군수 “설날장사씨름 등 예산 삭감, 군민 피해 심각”

뉴스1

입력 2025.12.12 14:12

수정 2025.12.12 14:12

12일 태안군 브리핑룸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026년도 본예산 삭감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가세로 태안군수(재판매 및 DB금지)2025.12.12/뉴스1 ⓒ 뉴스1 김태완 기자
12일 태안군 브리핑룸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026년도 본예산 삭감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가세로 태안군수(재판매 및 DB금지)2025.12.12/뉴스1 ⓒ 뉴스1 김태완 기자


(태안=뉴스1) 김태완 기자 = 가세로 태안군수가 태안군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026년도 본예산 삭감과 관련해 “군민의 삶과 군의 신뢰에 직결되는 사업들이 정치적·감정적 논리로 잘려 나갔다”며 강하게 유감을 표하고 군의회의 재논의를 공개 요구했다.

가 군수는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예산 삭감으로 사업 추진이 중단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군민에게 돌아간다”며 “이번 삭감은 합리적 재정 원칙이 아닌 감정적 대립과 정치적 셈법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가장 큰 쟁점은 예결위가 전액 삭감한 ‘2026년 설날장사씨름대회’ 개최 지원 예산 4억7000만 원이다. 가 군수는 “태안군은 2024년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경험을 바탕으로 2025·2026년까지 3년 연속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며 “KBS 설날장사씨름대회는 우리 군민의 자부심이자 태안을 전국에 알리는 전통 민속 스포츠 축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설날장사씨름대회 유치는 태안군과 대한씨름협회, KBS, 나아가 전국 시청자와 맺은 약속”이라며 “이번 예산 전액 삭감으로 대회가 사실상 취소될 위기에 놓였고, 태안군은 하루아침에 약속을 지키지 못한 지자체라는 오명을 쓰게 생겼다”고 말했다.



또 “34년간 이어져 온 대회가 무산될 경우 대한씨름협회·KBS와의 신뢰 문제, 위약금 소송 등 파장이 우려된다”며 “왜 설날장사씨름대회를 중단해야 할 만큼 중대한 문제가 있는지 군의회는 국민 앞에 납득할 만한 사유를 즉시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안군립합창단 관련 예산 삭감도 문제로 제기했다. 가 군수는 “창단 20주년을 맞은 군립합창단은 태안군을 대표하는 문화예술단체로, 조례에도 흥행보다 군민 정서 함양과 지역문화 진흥을 목적으로 명시돼 있다”며 “일부 단원이 인근 지역 거주자라는 이유 등으로 연주회 예산과 단원 수당 등을 대폭 삭감한 것은 조례 취지와 현실을 외면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문화와 예술은 공장 기계처럼 투입 대비 산출만으로 재단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군립합창단이 사실상 활동을 이어가기 힘들 정도의 삭감은 군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빼앗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군정 소식을 전달해온 ‘태안소식지’ 예산 축소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가 군수는 “복군 이후 34년간 411호까지 발간된 태안소식지는 군민의 알권리를 책임져온 공식 소식지”라며 “의회가 3개월치 예산만 남기고 자문위원 수당과 독자 투고 보상비까지 삭감해 실질적으로 발행이 불가능한 구조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식지를 3개월만 살려주겠다는 발언은 예산을 빌미로 집행부를 길들이고 소식지를 통제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며 “의회의 지나친 통제 논리가 21세기에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의회의 감시에 놓인 소식지라면 차라리 발행하지 않겠다”며 “내년 태안소식지 예산은 단 한 푼도 집행할 뜻이 없다”고도 했다.

가 군수는 군의회가 ‘소통 부재’를 삭감 사유로 언급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집행부는 예산과 관련해 담당 공무원들이 직접 의원들을 찾아가 필요성을 설명하는 등 소통 플러스 알파 수준으로 노력해 왔다”며 “소통 부족을 이유로 예산을 깎았다는 주장은 추상적 변명일 뿐”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예산은 의회의 심의를 거쳐야 집행할 수 있고, 절차와 이유가 있는 삭감 자체를 문제삼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누가 보더라도 명분과 논리가 없는 삭감은 군민에게 설명할 수 없기에 설날장사씨름대회·군립합창단·태안소식지 세 가지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 군수는 “설날장사씨름대회 취소와 군립합창단·태안소식지 운영 중단이 현실이 된다면, 이는 태안군이 아니라 군의회의 예산 삭감과 발목잡기에서 비롯된 결과”라며 “군수로서 행정의 원칙을 지키며 부당한 정치 논리로 군민 권익이 훼손되는 일은 끝까지 막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포인트 추경 등 예산 재논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군의회가 태안군 발전과 군민의 삶을 우선에 두고 결단해 줄 것을 군민의 이름으로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