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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 지역예술도약 17人 성과전…금호·일민·학고재서 동시 개막

뉴시스

입력 2025.12.12 14:57

수정 2025.12.12 14:57

출판·아카이빙 프로젝트도 국내외 전시 연계
금호미술관 '2025 ARKO Leap' 전시 외관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금호미술관 '2025 ARKO Leap' 전시 외관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해 온 17명의 예술가들이 서울에서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ARKO)가 올해 처음 출범한 ‘지역예술도약지원사업’의 성과전 ‘2025 ARKO LEAP’을 12일부터 금호미술관, 일민미술관, 학고재 아트센터에서 동시 개막했다.

‘지역예술도약지원사업’은 광역문화재단이 발굴한 작가를 아르코가 후속 지원하는 지역–중앙 연계형 프로그램이다. 올해 선정된 17명의 작가들은 1년간 창·제작 지원부터 비평 자문, 출판, 전문가 컨설팅까지 전 과정을 함께하며 자신만의 예술 언어를 다듬었다. 이번 전시는 그 과정을 투명하게 드러내는 첫 무대다.



전시는 세 공간에서 서로 다른 결의 흐름으로 펼쳐진다.

금호미술관에서는 구지은, 김주환, 김진희, 김희라가 도시·자연, 인간·비인간 사이의 경계를 건드린다.

기후생물지표종 제비의 서식지를 추적한 환경 리서치, 인간 욕망과 자연의 충돌, 도시의 수직 구조에서 오는 불안의 풍경, 여성의 일상에 숨겨진 권력의 구조 등이 설치·회화·미디어작업으로 전개된다. 공존과 긴장, 두 키워드가 전시장 전체를 관통한다.

일민미술관 '2025 ARKO Leap' 전시. 이현태 개인전 '나선정원'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일민미술관 '2025 ARKO Leap' 전시. 이현태 개인전 '나선정원'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일민미술관에서는 네 작가(송성진, 임안나, 홍희령, 이현태)가 ‘장소’의 의미를 심리·기억·기술의 층위에서 재해석한다.

땅의 기억과 이동의 서사, 전쟁과 재난의 감정, 인간 심리의 결핍, 가상공간의 시간성과 복잡성이 서로 얽히며, 장소는 고정된 지점이 아니라 계속해서 만들어지는 ‘감각의 층’임을 보여준다.

학고재 아트센터에서는 우은정, 황해연, 유경자가 실존·지질·감각이라는 보다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반복된 드로잉의 수행성, 지질학적 상상력, 도자를 매체로 한 감정의 시각화 등 물성과 감정이 만나는 지점이 더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학고재 아트센터. '2025 ARKO Leap' 전시. 황해연 개인전 'To Breathe. To Return. To Repeat'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학고재 아트센터. '2025 ARKO Leap' 전시. 황해연 개인전 'To Breathe. To Return. To Repeat'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아카이빙 및 출판 프로젝트도 주목된다. 손몽주는 설치 작업을 메타버스로 확장한 디지털 아카이브를 선보이고, 신예선은 24년 작업 세계를 개념·이미지로 엮은 연구자료를 출판한다. 유대수는 30여 년 판화 작업을 아카이브화했고, 장상철은 10년간 대형 설치작업의 여정을 정리한 출판물을 공개한다. 17인의 작업을 담은 아티스트북은 일민미술관 아카이브존에서 영상과 함께 소개된다.

지역예술의 성과는 해외까지 확장된다.
제25회 송은미술대상 후보로 선정된 고영찬은 지원사업 기반 신작을 송은미술대상전에서 발표하며, 김자이는 호주 멜버른 SOL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지역 예술가들의 세계 확장과 기초예술의 성장을 위한 뜻깊은 자리”라며 “지역과 중앙을 잇는 예술 생태계를 꾸준히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2026년 1월 10일까지 무료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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