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잔해 속에서 작별 인사"…유럽의회 울린 11살 우크라 소년

뉴시스

입력 2025.12.13 00:10

수정 2025.12.13 00:10

[뉴시스] 우크라이나 소년 로만 올렉시우와 통역사가 유럽의회에서 2022년 당시 러시아의 폭격 상황을 전하고 있다. (사진=BBC) 2025.12.12.
[뉴시스] 우크라이나 소년 로만 올렉시우와 통역사가 유럽의회에서 2022년 당시 러시아의 폭격 상황을 전하고 있다. (사진=BBC) 2025.12.12.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김다빈 인턴기자 =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어머니를 잃은 11살 우크라이나 소년의 증언에 유럽의회를 울렸다.

11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빈니차 폭격 사건의 생존자인 로만 올렉시우(11)는 최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행사에 참석해 2022년 병원 폭격 당시 상황을 직접 전했다.

로만이 7살이던 2022년 7월, 어머니 할리나와 함께 우크라이나 빈니차의 병원을 방문하던 중 러시아군이 발사한 세 발의 로켓이 건물을 강타해 24명이 목숨을 잃고 최소 202명이 다쳤다.

그는 "그때가 엄마를 본 마지막 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작별 인사를 할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로만의 통역사는 울음을 터뜨려 잠시 말을 잇지 못했고, 동료 통역사가 대신 발언을 이어가야 했다. 의회 방청석 곳곳에서도 흐느낌이 터져 나왔다.

이어 로만은 폭격 직후 잔해 속에 묻힌 어머니를 발견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먼지 속에서 엄마의 머리카락이 보였다"며 "그걸 손으로 만졌고, 그게 마지막 인사였다"고 말했다.

당시 로만은 전신의 45%에 중화상을 입고, 100일 넘게 혼수상태에 빠졌다. 깨어났을 때는 양팔·양다리에 모두 깁스를 한 채 머리카락 대부분도 잃은 상태였다.

이후 로만은 35차례의 수술을 포함해 1년간 집중 치료를 받으며 기적적으로 회복했다. 그의 아버지 야로슬라프는 "(처음에는) 로만이 몸을 움직일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었다"며 "의료진들과 로만의 노력이 지금의 회복을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로만은 유럽의회 의원들에게 "우리가 함께할 때 우리는 강하다.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계속 도와야 한다"고 호소했다.


로만은 현재도 폭격 피해 아동들을 위한 캠페인을 지속하며, 전쟁 속 어린이들의 현실을 세계에 알리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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