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연중 최고치, 시총 사상 최고치
실적 개선·정책 기대…연말 랠리 불지피나
"기관 비중 확대·장기 투자 유도 과제도"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 지수는 937.34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시가총액은 506조7408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닥 지수 자체는 IT 버블 시기였던 2000년 1월 장중 2925.50까지 치솟은 바 있지만, 최근에는 개별 대형주의 시가총액 확대가 전체 코스닥 시총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은 2000년 닷컴버블 이후 급락했고, 2021년에야 1000선을 재돌파하며 '천스닥'에 복귀했다. 그러나 이후 하락세로 전환되며 오랜 기간 600~900선에서 등락을 이어왔다.
연말로 접어들며 코스닥의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지난 4월 저점이었던 637포인트를 기점으로 월봉 기준 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5~6조원 수준이던 일평균 거래대금도 꾸준히 늘어 이달 들어 12조원을 넘기며 10조원대를 유지 중이다.
10월 이후 개인, 외국인, 기관의 수급이 고르게 유입되며 코스닥 시장은 점차 탄력을 받고 있다. 시총 상위 종목에는 바이오, 2차전지, 로봇 등 금리 인하 수혜 업종이 포진해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올해(1월 2일~12월 12일) 코스피가 약 73% 상승한 반면, 코스닥은 38% 오르는 데 그치면서 증권가에선 향후 상대적으로 덜 오른 코스닥을 중심으로 '키 맞추기' 장세가 전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계절성으로만 보더라도, 현시점부터 코스닥은 관심을 높여야 할 대상"이라며 "2000년 이후 현재까지 코스닥의 월평균 수익률을 보면 1월이 가장 높고, 2월이 그다음으로 높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닥은 26년 중 16번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해, '1월 효과'가 가장 뚜렷한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시기에는 성장성 높은 업종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재편될 수 있다"며 "과거 2008년, 2014년처럼 코스닥 상승률이 코스피를 앞섰던 시기엔 바이오, 디스플레이, 화장품, 조선, 자본재 업종이 주목을 받았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코스닥 기업들의 실적 회복세에도 주목하고 있다. '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2025년 3분기 결산실적'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 1217개사의 3분기 누적 연결 영업이익은 8조8358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513억원) 대비 9.74% 증가했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과 코스피의 수익률 격차가 역사적 수준으로 확대됐는데, 이의 근본 원인인 IT 섹터 수익률 격차가 전방 업체들의 투자 확대로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코스닥의 2026년 영업이익 증가율이 코스피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으며, 정부의 다양한 지원 정책과 함께 공개매수법안 통과로 코스닥 할인 요인도 일부 완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정부 주도 모태펀드와 국민성장펀드의 투자가 집행될 경우 코스닥 시가총액이 100조원 가량 증가할 수 있으며, 지수가 1100포인트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코스닥 시장의 성장을 위해선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비중 확대가 선결 과제로 꼽힌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운용 비중은 약 12%로 이 중 96%가 코스피 종목에 집중돼 있다.
개인투자자의 장기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기 차익 실현에 집중된 코스닥 투자 패턴을 개선하려면 세제 혜택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활성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2005년, 2013년, 2018년 등 세 차례 시도가 있었지만, 대부분 '반짝 급등 후 장기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비중 확대를 권고하거나 목표치를 제시할 수는 있지만, 실제 운용지침 변경 등 강제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과거처럼 선언적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뉴스 헤드라인보다는 실제 운용 규정의 변화 여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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