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박애희가 엄마의 시간과 마음을 붙드는 문장 101개를 모아 하루 10분 필사 안내서 '엄마에게는 다정한 말이 필요하다'를 출간했다. 책에는 인문·철학·문학·드라마까지 삶의 등대가 된 문장들을 갈무리해 흔들리는 양육의 날들에 실질적 지지와 방법을 건넨다.
저자는 엄마가 되는 과정에서 겪은 경이와 불안·고립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자신을 일으켜 세운 문장들을 하루 10분 필사라는 구체 행위로 연결한다.
구성은 7장으로 나뉜다. 1장은 아이의 마음을 정확히 사랑하기 위한 시선, 2장은 부모를 단단하게 지키는 사랑의 방법을 다룬다.
특히 3장에서는 엄마 됨의 이면을 외면하지 않는다. 육아의 무게와 두려움, 아이와의 연결에서 오는 환희를 함께 기록해 밝음과 어두움의 결을 균형 있게 보여준다. 엄마의 시간을 포장하지도 비하하지도 않는 태도가 독자에게 안심의 자리를 마련한다.
이어 4장은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한 태도를, 5장은 부모를 떠올리며 마음의 기원을 묻는 시간을, 6장은 좋은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제를, 7장은 아이에게 전하고 싶은 삶의 지혜를 담는다. 각 장은 짧은 해설과 함께 필사할 문장을 배치해 독자가 곧장 실천으로 넘어가게 돕는다.
책이 다루는 문장들의 출처가 다양하다. 오은영·서천석·최승필 같은 자녀교육서에서부터 브레히트·도리스 레싱·김애란이 남긴 문학의 문장, 드라마 대사와 인터뷰까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든다.
저자는 엄마의 마음을 정확히 가리키는 표현을 선별해 배경 설명과 단상을 덧붙이고, 읽기와 쓰기 사이의 거리를 줄였다.
저자가 제안하는 방식은 단순하다. 오늘의 마음과 맞닿은 한 줄을 고르고, 조용한 자리에서 천천히 베껴 쓴다. 손으로 쓰는 동안 호흡이 느려지고, 문장의 리듬이 자신의 일상으로 스며든다. 반복이 쌓이면 판단 대신 관찰이 늘고, 엄마의 하루가 당연하지 않다는 감각이 돌아온다.
필사는 혼자이되 혼자가 아닌 시간이다. 문장 속에서 같은 마음의 동료를 만나고, 아이와 나를 동시에 돌보는 감각을 되찾는다. 이 책은 그 시간들을 101번의 작은 의식으로 묶어 양육의 피로를 덜고, 내일을 버틸 힘을 축적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 엄마에게는 다정한 말이 필요하다/ 박애희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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