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어머니가 숨진 11살 우크라이나 소년의 증언이 청중을 울렸다.
12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더선 등에 따르면 올해 우크라이나 출신의 소년인 로만 올렉시우는 지난 10일 유럽의회에 직접 나와 전쟁통에 어머니를 잃은 순간에 대해 증언했다.
올렉시우는 "내 이름은 로만이다. 나는 11살이고 우크라이나 출신이며 현재 르비우에서 살고 있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그의 말을 통역하던 통역사는 로만이 어머니를 잃은 날짜인 "2022년 7월 14일"이라고 말하던 중 말을 잇지 못하고 "나도 감정이 북받쳤다"면서 휴지를 사용하기 위해 잠시 멈춘 뒤 소년을 대신해 말을 이어갔다.
그러나 올렉시우가 우크라이나어로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본 날"과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인사를 했던 순간에 관해 이야기하자 통역사는 멈춰 서서 고개를 저으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러자 다른 통역사가 대신 올렉시우의 증언을 통역했다.
눈물을 흘린 통역사는 여전히 감정이 복받친 듯한 모습으로 어린 소년의 어깨에 손을 얹고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하라고 했다.
올렉시우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2022년 7월 우크라이나 중부 빈니차의 한 병원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을 때 그의 어머니를 포함해 28명이 사망했고 200명 이상이 다쳤다.
볼룸 댄서를 꿈꾸던 올렉시우는 전신의 45% 이상에 화상을 입었고 장기도 손상됐다. 이로 인해 100일간 36번의 수술을 받아야 했다. 의료진은 그가 다시 걷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으나 2년 뒤 그는 얼굴을 가리던 마스크도 벗고 학교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 참혹한 공격 이후 올렉시우는 '무너지지 않은 아이들 동맹'(Alliance Unbroken Kids)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세 차례 만나기도 했다. 영국에서는 그를 소재로 한 영화가 제작되기도 했다.
이날 올렉시우는 청중에게 "여러분과 함께할 때 우리는 강하다는 점을 꼭 전하고 싶다"며 "절대,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계속 도와야 한다"고 호소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