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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린 배 채워주던 '1000원 햄버거' 이영철씨 별세에 추모 물결

뉴스1

입력 2025.12.13 22:33

수정 2025.12.13 23:48

영철버거 로고
영철버거 로고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고려대 명물'로 통하는 '영철버거' 대표 이영철 씨가 13일 별세했다. 향년 58세. 고인은 암 투병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0년 고려대 앞에서 리어카 노점으로 장사를 시작한 이 씨는 호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값싼 한 끼를 만들어 왔다.

개점 당시 햄버거 가격은 단돈 1000원. 그는 식재료 가격이 인상으로 적자가 났을 때도 이 가격을 고수했고, 학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씨는 값싸게 팔고 값진 것은 나눴다.

2004년부터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영철 장학금'을 만들고 고려대에 매년 2000만 원을 기부해 왔다. 학교 행사 기간에는 무료 햄버거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는 2005년쯤에는 가맹점 수를 40개까지 늘리며 사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뒀지만 2015년쯤 경영난으로 장사를 접게 됐다. 하지만 이 소식을 들은 고려대 학생들의 모금 활동으로 2주 만에 약 7000만 원의 사업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고려대 재학생과 동문 사이에서는 애도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고려대 동문은 모교 커뮤니티에 "'왜 이렇게 오랜만에 왔어'라며 환히 웃어주셨던 기억이 난다. 주린 배를 채워주셨던 분"이라며 "따뜻한 표정 간직하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글을 남겼다.
이 외에도 고인의 명복을 비는 답글이 수십 개 달렸다.

이 씨의 빈소는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 102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5일 오전 6시 30분이며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