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회장이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주최한 성탄절 만찬에 참석해 백악관 핵심 인사들과 교류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데 이어, 미국 행정부 고위급과의 접점을 다시 한 번 넓히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과시했다.
백악관·부통령 관저 연쇄 방문…미 행정부 핵심 접점 확대
14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현지 시각으로 지난 12일 오후, 미 해군 천문대 내 부통령 관저에서 열린 성탄절 만찬에 초청받아 참석했다. 해당 만찬은 밴스 부통령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핵심 측근과 주요 인사들을 초청해 매년 여는 비공식 행사다.
이날 행사에는 밴스 부통령을 비롯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등 미국 행정부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정 회장은 만찬에 앞서 백악관을 방문해 마이클 크라치오스 과학정책실장 등 고위 관계자들과 면담도 가졌다. 크라치오스 실장은 트럼프 행정부 1기에서 미국 국가최고기술책임자(CTO)와 국방부 연구·엔지니어링 차관을 지냈으며, 트럼프 2기에서는 미국 정부의 인공지능(AI)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과거 틸 캐피탈 최고운영책임자를 역임하는 등 페이팔 창업자인 피터 틸 사단의 핵심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미국 AI 수출 프로그램'과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0월 '미국 AI 수출 프로그램'(America AI Exports Program) 시행을 공식 발표하고, AI 기술 체계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해외에 공급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같은 달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 기술번영 파트너십'(TPD)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AI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면담에서 유통 산업 선진화를 위한 첨단 기술 도입에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동 잇는 록브리지 네트워크…정용진 ‘글로벌 가교’ 부각
한편 이날 성탄절 만찬에는 밴스 부통령과 함께 록브리지네트워크를 공동 설립한 크리스토퍼 버스커크 1789캐피탈 최고운용책임자(CIO)도 참석했다. 버스커크 CIO는 다음 달 한국을 방문해 록브리지네트워크 코리아 멤버들과 만나고, 이사진에 공식 합류할 예정이다.
록브리지네트워크는 미국을 시작으로 한국에 설립됐으며, 일본과 대만 등으로 확장을 추진 중이다. 정 회장은 현재 록브리지네트워크의 아시아 총괄 회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 10월 정식 출범한 록브리지네트워크 코리아에도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록브리지네트워크 코리아 이사회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김해영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김부겸 전 국무총리,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김우승 한양대 총장, 박병은 1789파트너스 대표, 리처드 차이 대만 푸본그룹 회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정 회장은 앞서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 당시 국내 기업인 가운데 유일하게 카타르 국왕이 주최한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당시 카타르 국왕과 직접 인사를 나누며 중동과 한국 간 교류 확대에 관심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8일에는 미국·사우디 비즈니스협의회가 주최한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환영 고위급 리셉션에도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하게 참석했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미국과 중동을 잇는 '글로벌 가교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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