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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30%↑·식용유 9%↑…원가 급등에 치킨값 추가 인상 '경고등'

뉴스1

입력 2025.12.14 10:43

수정 2025.12.14 10:43

서울 시내의 한 전통시장에 닭고기가 진열돼 있다. 2025.8.1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 시내의 한 전통시장에 닭고기가 진열돼 있다. 2025.8.1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 홈플러스 영등포점에 두 마리 후라이드 치킨 할인 상품이 진열되어 있다. (공동취재) 2022.8.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 홈플러스 영등포점에 두 마리 후라이드 치킨 할인 상품이 진열되어 있다. (공동취재) 2022.8.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닭고기 수입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30% 이상 뛰고 식용유·축산물 가격도 잇달아 오르면서 치킨 제조 원가 부담이 한층 커지고 있다. 원재료 상승에 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치킨값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닭고기·식용유 등 원재료 가격 잇따라 상승

지난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1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닭고기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는 전년 동월 대비 30.6% 상승하며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상승률은 21.3%에 달한다.

식용정제유 수입물가지수도 152.1로 전년 139.7 대비 8.9% 올랐다.

지난해까지 하락세였던 식용유 가격이 올해 상승 전환한 것이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수입물가지수도 각각 13.3%, 12.6% 상승하며 원재료 전반에 가격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원재료축산물 수입물가지수는 2024년 1분기 이후 7개 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올해 들어 1분기 12.1%, 2분기 7.1%, 3분기 10.4%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처럼 원재료 수입물가가 오르면, 생산 과정에서 원가 부담이 커지며 생산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결국 최종 소비자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치킨값 등 외식 물가가 오르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판매되는 치킨 가격은 이미 2만 원대 초반에서 중후반에 형성돼 있으며, 일부 인기 메뉴는 3만 원에 근접하기도 한다.

전문가들 "환율·원자재 상승, 치킨값에 상방 요인"

국내 닭고기 자급률은 약 80% 수준이지만, 냉동 순살·가공용 닭고기는 브라질산 등 수입산 비중이 높은 편이다. 조류인플루엔자 등으로 수입이 일시 중단됐을 때 일부 저가 브랜드의 순살 메뉴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업계에서는 가격과 수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대형 프랜차이즈는 대부분 국내산 닭고기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하고 있어 전체 치킨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대부분이 국내산 닭을 사용하고 있어, 수입 닭고기 가격만으로 치킨값이 오른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순살 등 일부 가공용 닭고기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이, 최종 치킨 메뉴 가격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수급 부족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순살 닭고기 가격 상승은 국내산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최근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원가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입 가격 상승이 즉각적인 공급가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지만, 재계약 시 가격 인상으로 연결될 수 있어 궁극적으로 치킨값에도 상방 요인이 된다"며 "곡물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이 소·돼지고기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수입 가격 안정과 국내산 공급 확대를 위해 관세 조정, 비축물량 활용, 수입 계약 다변화 등 다양한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물가는 단기 대응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의 관세·비축물량 활용과 업계의 효율화가 함께 추진돼야 장기적 가격 안정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