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약 7년간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 및 물관리 업무 수탁사업자가 발주한 수질정화용 유기응집제 입찰에서 낙찰예정자와 투찰가격을 담합한 8개 사업자에 과징금 약 44억 원을 부과하고 1개 사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으로 8개 사에 과징금 43억 5800만 원(잠정)을 부과하고 이 중 1개 사를 고발한다고 14일 밝혔다.
담합에 참여한 8개 업체와 업체별 과징금은 △기륭산업(1500만 원) △미주엔비켐(8800만 원) △에스엔에프코리아(21억 8600만 원) △에스와이켐(1억 8900만 원) △코오롱생명과학(18억 2200만 원) △한솔케미칼(2400만 원) △한국이콜랩(2800만 원) △화성산업(600만 원) 등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8개 사는 지난 2017년 5월부터 2023년 3월까지 각 지자체 및 물관리업무 수탁사업자가 발주한 분말형·액상형 유기응집제 입찰 294건에서 사전에 낙찰예정자와 투찰가격을 담합했다. 그 결과 총 273건에서 사전에 합의한 낙찰예정자가 낙찰자로 선정됐다.
유기응집제는 수질정화를 위한 수처리 과정에서 자연 상태의 물에 완전히 용해되지 않고 섞여 있는 미세한 입자를 응집·침전시키기 위해 첨가하는 고분자화합물로, 제품의 성상에 따라 분말형과 액상형으로 구분된다.
분말형 유기응집제의 경우 법 위반 당시에 에스엔에프코리아와 코오롱생명과학 2개 사만 생산하고 있다. 각 사가 공급해 오던 수요기관의 발주 건을 상호 존중하는 기본 합의에 쉽게 도달했고, 이를 바탕으로 이들은 개별 입찰 건마다 사전에 낙찰예정자와 들러리, 투찰가격에 대해 합의했다.
합의 결과 2018년 10월부터 2022년 9월까지 분말형 또는 분말·액상 통합형 유기응집제 구매 입찰 총 225건에서 에스엔에프코리아가 141건, 코오롱생명과학이 82건을 각각 낙찰받았다.
한편 액상형 유기응집제의 경우 분말형과 달리 다수의 중소 업체가 진입해 경쟁이 심화해 경쟁을 회피할 유인이 있었다. 이에 에스엔에프코리아와 코오롱생명과학은 분말형 유기응집제 입찰시장에서 형성된 합의를 액상형 응집제 구매 입찰로 확대했다. 그 결과 2019년 6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액상형 유기응집제 구매 입찰 총 26건에서 에스엔에프코리아가 12건, 코오롱생명과학이 10건을 각각 낙찰받았다.
또한 이들 2개 사 간 담합행위와 별개로, 상호 이해관계가 유사하고 입찰 담당자 간 의사소통이 원활한 업체 간 담합이 있었다.
미주엔비켐, 에스엔에프코리아, 에스와이켐, 코오롱생명과학, 한국이콜랩 등 5개 사는 액상형 유기응집제 구매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예정자, 투찰가격 등을 담합했다. 그 결과 2018년 9월부터 2022년 2월까지 15건의 액상형 유기응집제 구매 입찰에서 코오롱생명과학이 12건, 에스와이켐이 3건을 각각 낙찰받았다.
중소업체들만 참여하는 담합도 발생했다.
기륭산업, 미주엔비켐, 에스와이켐, 한국이콜랩, 한솔케미칼, 화성산업 등 6개 사는 원가경쟁력이 있는 에스엔에프코리아가 참여하지 않거나, 참여하더라도 가점으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자체 판단한 입찰에서 이윤을 확보하기 위해 낙찰예정자 및 투찰가격을 합의했다.
그 결과 2017년 5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액상형 유기응집제 구매 입찰 총 28건에서 에스와이켐이 18건, 미주엔비켐이 7건을 각각 낙찰받았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공공예산으로 구매하는 수질정화용 유기응집제 구매 입찰에서 낙찰예정자와 투찰가격을 합의해 높은 금액으로 낙찰받아 예산 낭비를 초래한 입찰담합을 적발·제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공정위는 앞으로도 공공분야의 입찰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법 위반 행위가 적발되는 경우 엄정히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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