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강제단속 중단·노동권 보장 촉구"

뉴시스

입력 2025.12.14 15:29

수정 2025.12.14 15:29

민주노총 등 전국이주노동자대회 열어 고 뚜안씨 추모하며 단속 중단 요구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앞에서 열린 2025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 기념 전국이주노동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12.14.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앞에서 열린 2025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 기념 전국이주노동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12.14.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손효민 인턴기자 =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을 맞아 민주노총과 이주노동자단체들이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열고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강제단속 중단과 노동권 보장을 촉구했다.

민주노총과 이주노동자조합 등은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앞에서 '2025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 기념 전국이주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서는 정부 합동단속 과정에서 숨진 베트남 출신 이주노동자 고 뚜안씨를 추모하는 분향소가 설치됐다. 참가자들은 "우리는 죽으러 오지 않았다, 더 이상 죽이지 말라", "미등록 이주민 단속 중단", "강제노동 철폐", "사업장 변경의 자유 보장", "모든 이주노동자의 노동권 보장" 등의 구호를 외쳤다.

대회사에 나선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유엔이 정한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이지만 한국 사회에서 이주노동자들은 여전히 차별과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사업장 변경이 제한되고 안전장비 없이 일하다 숨지는 현실을 정부가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제단속과 추방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투쟁 발언에서 "정권 교체 이후에도 이주노동자의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강제단속 과정에서 또 한 명의 이주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만적인 단속과 추방을 멈추고, 이주노동자의 노동권과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뚜안씨의 아버지도 발언에 나서 "3시간 넘게 이어진 단속 과정이 딸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출입국 당국이 책임이 없다고 말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그는 "단속 과정이 적절했는지 명확히 조사하고,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지역 이주노동자단체 관계자들도 연단에 올라 "강제단속과 추방이 계속되는 한 또 다른 희생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안정적인 체류권 보장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집회 말미 "불법인 사람은 없다, 제도가 문제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강제단속 중단과 정부의 공식 사과,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촉구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뒤 용산 대통령실 앞으로 행진했다.

앞서 고인은 구직비자(D-10)로 대구 성서공단 제조업체에서 일하던 중 지난 10월 28일 법무부의 미등록 이주민 2차 합동단속 과정에서 호흡곤란을 호소하다 3층에서 추락해 숨졌다.


'고(故) 뚜안 사망사건 대구경북지역 대책위원회'(대책위) 등 단체는 지난달 중순부터 대구출입국관리사무소 앞 분향소를 설치하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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