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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천NCC 사업재편안 연내 도출 '청신호'… 석화업계 구조조정 속도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4 18:23

수정 2025.12.14 18:22

한화·DL과 연료공급 계약 체결
3공장 중단 외 생산량 감축 검토
대산 이후 두번째 사업재편 눈앞
공급과잉 심해 시황 개선 불투명
여천NCC 사업재편안 연내 도출 '청신호'… 석화업계 구조조정 속도

여천NCC가 대주주인 한화솔루션·DL케미칼과 연료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석유화학 구조조정에 탄력이 붙게 됐다. 정부는 사업재편안 제출 데드라인으로 연말까지 시한을 맞추지 못하는 곳은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만큼 기업들이 막판 속도를 내고 있으나 여전히 생존 전망이 어둡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연료부터 풀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여천NCC는 대주주인 한화솔루션·DL케미칼과 지난 12일 연료공급 계약을 했다. 여천NCC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에 각각 140만t, 73만5000t 규모의 에틸렌을 공급해왔으나 원료가 갱신을 두고 충돌하며 지난해부터 공급에 차질을 빚어왔다.

업계에서는 연료공급 계약이 마무리되면서 NCC 가동 중단을 비롯한 사업재편안 도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달 25일 여천NCC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기존 주주사 대여금 3000억원을 출자 전환해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각각 대여금 1500억원을 출자 전환했다.

사업재편안으로는 이미 가동을 중단한 3공장을 비롯해 생산능력 일부를 감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3공장뿐만 아니라 공장 한 곳을 더 폐쇄해 추가 감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석화 구조조정 가속

여천NCC 사업재편안이 도출되면 대산 이후 두 번째 사업재편이 된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말 HD현대케미칼과 대산에서 각각 운영 중인 NCC를 통폐합해 운영한다는 내용의 재편안을 제출하며 구조조정의 첫 물꼬를 텄다.

석화업계는 지난 8월, 올 연말까지 구체적인 사업재편 계획을 제출하고 총 270만∼370만t 규모의 NCC 감축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대산, 여수, 울산 등 주요 산단별로 최소 100만t의 감축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대산에서 롯데케미칼이 사업재편의 첫 단추를 끼우면서 여수에서는 롯데케미칼을 제외한 LG화학, GS칼텍스, 여천NCC 등 나머지 업체들이 감축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LG화학은 GS칼텍스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여수NCC를 통합 운영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울산에서는 대한유화, SK지오센트릭, 에쓰오일 등 3사가 외부 컨설팅 기관의 자문을 통해 재편안 마련을 추진 중이다.
다만 에쓰오일이 내년 7월부터 연간 180만t 규모의 에틸렌을 새로 생산하는 샤힌 프로젝트가 변수다.

이러한 국내 업체들의 구조조정 노력에도 글로벌 공급과잉을 극복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용평가업체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나이스신용평가는 중국과 인도의 증설 물량이 워낙 많기 때문에 시황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