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리쇼어링 정책 성과
【파이낸셜뉴스 뉴욕·도쿄=이병철 서혜진 특파원】 미국의 트럼프 정부는 각종 세금 혜택 등 정책적으로 자국 기업들의 귀환, 리쇼어링을 뒷받침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을 제시하며 신규 장비에 대한 전액 비용공제 및 국내 연구개발에 대한 즉시 비용공제와 같은 기타 세금절감 조항을 영구화했다. 또 반도체 및 첨단산업(세액공제 25%→35%)을 지원하고 친환경 정책을 철폐하면서 기업들의 지원책을 늘렸다.
관세정책도 리쇼어링을 가속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보편관세 10%와 국가별로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애플은 6000억달러를 투자키로 했으며 소프트뱅크·오픈AI·오라클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미국 내 인공지능 인프라에 50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다. 엔비디아 역시 향후 4년간 5000억달러, IBM은 1500억달러, 존슨앤드존슨은 550억달러, 구글은 250억달러 등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일본은 코로나19 이후 리쇼어링 정책의 방향을 빠르게 전환하면서 일본 기업들의 국내 복귀를 지원하고 있다. 2020년 1800억엔 규모의 보조금 정책으로 시작했지만 2년 만에 이를 세액공제 중심 구조로 전환했다. 단기 보조금보다 지속가능한 기술 귀환형 리쇼어링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일본 경제산업성은 반도체·배터리·로봇 등 전략산업 투자기업에 시설투자액의 최대 40%를 법인세에서 공제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최근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리쇼어링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정책투자은행(DBJ)의 '2024년 설비투자 계획 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제조업체의 절반에 가까운 기업이 향후 3년 내 국내 생산거점을 강화할 방침을 밝혔다. 10년 이내에 국내투자를 강화하겠다는 응답도 절반을 넘었다.
실제로 일본 전력 반도체 제조업체인 로옴은 지난해 여름부터 미야자키현 구니토미초에 위치한 자사 공장에 장비 반입을 본격화했다. 그해 연말 가동을 시작해 전기차(EV)의 전압 제어 등에 쓰이는 탄화규소(SiC) 파워 반도체를 양산했다. 반도체 제조업체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도 지난해 4월 야마나시현 가이시 소재 고후 공장을 재가동, 지난해부터 파워 반도체 양산에 나섰다.
대만 TSMC가 구마모토 공장 건설에 나선 것을 기회로 삼는 일본 기업들도 있다. 구마모토 공장을 운영하는 JASM에는 소니그룹, 덴소, 도요타자동차 등 일본 기업들이 출자하고 있다. 소재기업들의 투자도 가속화되고 있다. 후지필름홀딩스는 지난해 1월 구마모토현에서 반도체 제조용 연마제 신공장을 가동했다. 전자부품 분야에서는 무라타제작소가 약 470억엔을 들여 시마네현 이즈모시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신규 생산동을 건설, 내년 3월 준공한다. EV와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부품으로, TDK도 이와테현 공장에 MLCC 신공장동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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