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한국부자 보고서' 발간
부동산 비중 줄고 대체자산 늘어
주식 투자 선호… 수익률은 40%
평균 국내 6개·해외 5개 종목 보유
부동산 비중 줄고 대체자산 늘어
주식 투자 선호… 수익률은 40%
평균 국내 6개·해외 5개 종목 보유
우리나라 부자(富者) 수가 지난 15년 동안 매년 10%가량 늘어 47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보유한 전체 금융자산 규모는 올해 처음 3000조원을 돌파했다. 단기와 중·장기를 가리지 않고 이들은 유망 투자처로 '주식'을 첫손가락에 꼽았다.
KB금융그룹은 14일 한국 부자의 투자 행태와 향후 전략을 정리한 '2025 한국 부자 보고서'를 발간했다.
■15년 새 3배 늘어난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는 47만6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0.92%를 기록했다.
이들 부자가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3066조원으로 1년 새 8.5% 증가했다. 2011년 1158조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5년 동안 연평균 7.2%가 늘어난 셈이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이후 유동성 확대와 주식시장 급등이 부의 축적을 가속화한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부자들 내부의 자산 양극화도 뚜렷해지고 있다. 2020년 이후 총금융자산 증가율을 보면 자산가와 고자산가는 각각 연평균 6.2%, 4.9% 성장에 그친 반면, 초고자산가는 연평균 9.4%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전체 부자의 69.2%가 수도권에 거주했으며, 서울의 비중이 줄고 경기도는 확대되는 흐름이 이어졌다.
또 부자가 스스로 인식하는 '부자의 자산기준'은 꾸준히 100억원 수준을 유지했지만 부를 축적한 원천에는 변화가 나타났다. 과거 부동산 투자와 상속·증여 중심에서 최근에는 사업소득을 통한 축적이 늘었고, 근로소득과 금융투자 이익 비중도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 성향은 보수적
올해 7~8월 부자 400명을 대상으로 한 면접조사 결과 이들의 자산은 부동산과 금융자산에 각각 평균 54.8%, 37.1%로 배분돼 있었다. 전년 대비 부동산과 금융자산 비중이 모두 소폭 낮아졌는데 이는 금·보석과 디지털자산 등 대체자산 투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됐다. 보고서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망세와 신규투자 위축도 배경으로 지목했다.
투자 성향은 한층 보수적으로 바뀌었다. 높은 수익과 손실을 감내하는 '적극·공격투자형' 비중은 17.1%로 1년 전보다 줄었고, '안정형·안정추구형' 비중은 49.3%로 확대됐다.
다만 주식에 대한 선호는 여전히 압도적이었다. 금융상품 가운데 수익 경험률은 주식이 40.0%로 가장 높았고, 부자들은 평균 국내주식 5.8개, 해외주식 4.9개 종목을 각각 보유했다. 향후 1년 이내 단기 고수익 투자처와 3~5년 중·장기 유망 투자처 모두에서 주식이 1위로 꼽혔다.
전반적으로 부자들의 자산 운용은 공격적 확장보다는 안정과 선택의 국면으로 옮겨가고 있다. 위험관리를 중시하면서도 수익 가능성이 확인된 자산에는 선별적으로 자금을 배분하는 전략이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황원경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부장은 "부를 축적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자산 관리의 기본 원칙과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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