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식품

인삼 中수출 물량 늘었지만 수출액은 줄었다

박경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4 18:34

수정 2025.12.14 18:34

경기침체에 고가 뿌리삼 소비↓
가공제품 위주 수출 품목 재편
中의존 낮추고 시장 다각화해야
중국내 웰빙 트렌드로 한국 인삼 수요가 지속되며 수출 물량이 증가했지만 단가가 급락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의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고가인 '뿌리삼'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섭취가 간편한 '가공제품' 위주로 K인삼의 수출 구조가 재편된 탓이다.

14일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올해 1~10월 대중국 인삼 수출 중량은 4378t으로, 지난해 연간 수출량인 3533t 대비 845t(23.9%) 증가했다. 이는 2023년 연간 수출량인 2765t과 비교해도 1613t(58.3%) 늘어난 수치다.

반면 수출액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2023년 1억206만 달러였던 대중국 인삼 수출액은 지난해 9886만 달러로 소폭 감소한 데 이어, 올해는 10월까지 6724만 달러에 그쳤다. 물량은 늘었는데 금액이 줄어들면서 ㎏당 수출 단가는 2년 새 36.9 달러에서 15.3 달러로 21.6달러(58.5%) 급락했다.

이같은 수출 역조 현상의 주원인으로는 수출 품목의 변화가 꼽힌다. 중국 부동산 위기 장기화로 현지 내수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고가 선물용으로 통하는 뿌리삼 수요가 줄고, 가성비를 갖춘 가공제품 수출 비중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품목별 실적을 살펴보면 고가 라인인 뿌리삼 수출액은 지난해 1~10월 3885만 달러에서 올해 같은 기간 2955만 달러로 930만 달러(23.9%) 감소했다. 반면 엑기스 제품은 886만 달러에서 1016만 달러로 130만 달러(14.7%) 증가하는 등 가공식품류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됐다.

중국 정부의 규제와 소비 트렌드 변화도 악재로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6년근 뿌리삼은 일반 식품이 아닌 의약품으로 분류돼 통관 등 규제 장벽이 높다"며 "여기에 경기 침체까지 겹쳐 고가 제품에 대한 현지 활동에 제약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업계는 중국 내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춰 제품 다각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KGC인삼공사(정관장)는 지난해 9월 중국에서 '에브리타임 홍삼황기음품'을 출시하며 현지인에게 친숙한 약재인 황기를 결합했다.
또한 샤프란, 굴, 석곡 등 중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건강 소재를 활용한 맞춤형 제품으로 현지 건강기능식품 업체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경덕 성신여자대 창의융합학부 교수는 "최근 글로벌 건기식 트렌드와 달리 전통적인 인삼 소비는 정체되는 추세"라며 "내수와 중국 시장을 넘어 인삼의 효능을 알리고 수출처를 다각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security@fnnews.com 박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