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범보수 진영은 14일 이재명 대통령이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 과정에서 '환단고기'(桓檀古記)에 대한 연구 여부를 질문한 것과 관련, 대통령실이 '해당 주장에 동의하거나 이에 대한 연구나 검토를 지시한 것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낸 것을 두고 맹폭을 퍼부었다.
김은혜 국민의힘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환단고기를 관점의 차이라고 하는 건 백설공주가 실존 인물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김 수석은 "사이비 역사를 검증 가능한 역사로 주장할 때 대화는 불가능해진다"며 "대종교의 확신이든 구원의 서사든 환단고기는 신앙의 영역이지 역사가 아니었다. 그래서 학계에서 위서로 규정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이 뭐든지 믿는 건 자유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13일) 환단고기 논란 관련 라방(라이브방송)을 진행한 데 이어 이날 페이스북에 "무식한 권력자가 전문가와 국민을 가르치려 들 때 사고가 터진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의 환단고기 사태는 논란이 아닌 것을 '의미 있는 논란이 있는 것처럼' 억지로 만들어 혼란을 일으킨 이 대통령의 무지와 경박함이 문제"라며 "이 대통령 말대로라면 '(지구가 구체가 아니라는) 지구평평설', '(인류가 달에 가지 않았다는) 달착륙 음모론' 같은 것들도 논란이 있으니 국가기관이 의미 있게 다뤄줘야 하는 것이 된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대통령실의 해명 이후 거듭 페이스북을 게시하며 "환단고기를 믿느냐 안믿느냐는 음모론적 세계관이냐 과학적 세계관이냐의 문제이지, 9000년 전 유라시아 땅 전부가 우리 땅이었다는 근거없는 주장을 안믿는 게 식민사관과 뭔 상관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이 대통령은 본인이 말했다시피 '일베 하던 사람'"이라며 "국민들 상대로 위서 환단고기 꺼내 들고 갈라치기 역사관 강요하기 전에 이대통령은 자신의 일베 역사관을 아직 유지하고 있는지 혹시 바꿨다면 언제, 왜 바꾼 건지 답해야 한다. 역사 가지고 장난치면 안된다"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환빠(환단고기 지지자)를 하려면 끝까지 신념을 갖고 하든지 이렇게 비겁하게 숨지는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게다가 오늘 김남준 대변인은 친일파 옹호론, 위안부 자발설, 독도 일본영토론을 거론하며 '이런 주장들은 어느 문헌에 있느냐'고 되물었다"며 "친일의 역사, 위안부 강제동원, 독도 영유권은 증거가 있는 역사적 사실이고 그에 반하는 소수 주장은 학계에서 배척되고 있다. 환단고기는 학계에서 이미 부정된 위서다. 이 둘을 같은 선상에 놓은 것 자체가 환단고기를 역사적 사실처럼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민주당 지지자들은 대통령의 뜬금없는 환단고기 옹호를 쉴드치기 위해 다른 사학자들을 친일사학자로 몰기까지 하고 있다"며 "대통령실이 해야 할 일은 이런 궁색한 해명이 아니다. '환단고기는 유사역사학이 맞고, 부적절한 언급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이라고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부처 업무보고에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게 "역사 교육 관련해서, 무슨 환빠(환단고기 신봉자) 논쟁이 있죠"라며 "동북아역사재단은 고대 역사 연구를 안 합니까"라고 물었다.
박 이사장이 "그분(환단고기 신봉자)들보다는 (환단고기를 위서로 보는) 전문 연구자들의 이론이 훨씬 더 설득력 있다. 역사는 사료를 중심으로 한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결국 역사를 어떤 시각에서, 어떤 입장에서 볼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입장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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