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멕시코전 사전예매 3위 올라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과 현지답사 일정을 마치고 지난 12일 귀국했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홍 감독은 일각에서 제기된 '무난한 조 편성'이라는 낙관론을 경계하며, '고지대 적응'과 '개최국 멕시코의 홈 이점'을 본선 경쟁력을 좌우할 최대 변수로 지목했다.
홍 감독은 베이스캠프 선정의 제1 원칙으로 '과학적 데이터'를 내세웠다. 한국은 내년 6월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아크론 스타디움에서 조별리그 1, 2차전을 치른다. 이곳은 해발 1571m에 위치한 고지대다.
이날 홍 감독은 "현지에서 몇 군데 후보지를 둘러봤지만, 단순히 감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해발 1500m 환경에서 선수들이 체력 저하 없이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전문가들과 상의해 기후, 고도 적응, 이동 거리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뒤 베이스캠프를 최종 낙점하겠다"고 밝혔다.
A조에서 맞붙게 될 개최국 멕시코에 대해서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의 기억을 소환하며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홍 감독은 "홈 팀이 갖는 이점은 상상 이상이다. 지난 2002년 당시 한국이 4강 신화를 쓸 것이라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며 "멕시코 팬들의 뜨거운 열기와 홈 텃세는 우리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객관적 전력 그 이상의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과 멕시코전은 이미 사전 예매에서 조별예선 전체 3위에 오를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최상의 조'라는 외부 평가에 대해서도 냉정함을 유지했다. 한국은 멕시코, 남아공, 유럽 플레이오프 승자와 한 조에 속했다.
홍 감독은 "우리가 포트2에 배정돼 대진이 쉬워 보일 수 있지만, 월드컵 무대에 쉬운 조란 결코 없다"고 단언했다. 1승 제물로 꼽히는 남아공과 유럽 PO(덴마크 예상)에 대해서 "정보가 많지 않다는 것은 생각이상으로 위험하다"라고 경계했다.
그는 "성패를 가르는 것은 요행이 아닌 철저한 준비"라며 "3월 평가전과 5월 소집까지 선수들이 부상 없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명보호는 이번 답사 결과를 토대로 세밀한 월드컵 로드맵을 확정할 계획이다.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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