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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창업생태계 미래 확인한 '컴업 2025'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4 18:57

수정 2025.12.14 20:00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제1차관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제1차관

12월은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쉼없이 달려온 우리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미래를 향한 숨 고르기가 필요하다. 국내외 창업가와 혁신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도전과 성과를 나누고 내일을 설계하는 축제 '컴업(COMEUP)'이 매년 12월 열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19년 국내 행사를 글로벌 브랜드로 재탄생시킨 뒤 어느덧 7년차를 맞은 컴업에는 이름 그대로 '움트고 떠오르는' 한국 스타트업 가능성을 세계로 확장하겠다는 염원이 담겨 있다.

올해는 우리 창업생태계에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1995년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제도 기반이 마련된 지 30주년, 대한민국 벤처투자 생태계의 기초체력이 되어온 '모태펀드'가 출범 20주년을 맞는 해이기 때문이다. 당시 뿌려진 작은 씨앗은 모태펀드라는 든든한 자양분을 만나 숲으로 성장했고 이제는 한국 경제혁신을 떠받치는 거목이 됐다.

이런 역사적 흐름 속에서 열린 컴업 2025는 지난 30년의 성취를 돌아보고 앞으로 30년의 미래를 새로 쓰겠다는 의지를 담아 '미래를 다시 쓰는 시간(Recode the Future)'이라는 슬로건 아래 지난 10~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올해 컴업은 양적·질적 측면에서 모두 큰 도약을 이뤘다. 행사 기간이 3일로 확대되고 전시부스가 157개에서 230개로 늘어났으며, 민간과 정부가 함께하는 연계행사도 두 배 가까운 26개로 확대됐다. 무엇보다 글로벌 기업, 국내외 투자자, 대·중견기업 등 다양한 주체들이 모두 참여해 실제 협력과 투자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졌다는 점이 의미가 깊다. 해외 글로벌 벤처캐피털(VC),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액셀러레이터의 참여는 우리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넓혔다. 메르세데스-벤츠, 현대자동차,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OI)은 기술·산업 협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컴업의 글로벌 위상도 확실히 높아졌다. 지난해 4개국이던 국가관은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일본, 캐나다 등 7개국으로 확대됐고 호주, 앙골라, 시에라리온 등 신규 참여국을 포함해 총 46개국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교복 입은 학생들 속에서 우리 생태계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 '기업가정신'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창업 아이디어 발표, 모의투자, 기초 창업교육 등을 경험했다.

7년 차를 맞은 컴업은 유년기를 지나 본격적인 성장기로 접어들었다. 머지않아 컴업이 핀란드의 슬러시, 프랑스의 비바테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전 세계 혁신가들이 K스타트업을 만나기 위해 가장 먼저 찾는 플랫폼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런 흐름이 일회성으로 머물지 않으려면 우리 생태계가 더 단단한 기초체력을 갖춰야 한다.
정부는 혁신기업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생태계 기반을 더욱 강화하겠다. 미래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만큼 가까워진다.
컴업 2025에서 확인한 열망을 동력 삼아 창업가들이 꿈꾸는 미래가 더 멀리, 더 높이 뻗어갈 수 있도록 중소벤처기업부가 끝까지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제1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