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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본다이 비치 총기난사 사망자 12명…"유대인 표적 테러"(종합)

뉴스1

입력 2025.12.14 20:57

수정 2025.12.14 20:57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14일(현지시간) 오후 호주 시드니 동부의 유명 관광지인 본다이 비치의 하누카 축제 현장 인근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사망자가 12명으로 늘었다. 당국은 이번 사건을 유대인 공동체를 겨냥한 테러 사건으로 규정했다.

호주 ABC방송·로이터·AFP에 따르면, 이날 오후 시드니 본다이 비치 북쪽에 위치한 본다이 파크 놀이터 근처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났다. 오후 6시 45분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총격범 1명을 사살하고 1명을 체포했다.

총격범을 비롯해 모두 12명이 숨졌고 축제 현장의 시민과 경찰관 등 29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상당한 경찰관 2명은 수술을 받고 있으나 위중한 상태다.

체포된 총격범도 위독해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경찰은 총격 사건 직후 본다이 비치와 중심가를 연결하는 도로인 캠벨 퍼레이드 인근 차량에서 사제 폭발물로 의심되는 장치 여러 개를 발견, 현장에서 해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제3의 공범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경찰은 "본다이 비치에서 진행 중인 사건에 대응하고 있으며, 시민들은 해당 지역을 피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며 "현장에 있는 사람은 즉시 몸을 숨겨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ABC방송에 총격범 중 한 명이 시드니 남서부 보니리그 출신 나비드 아크람으로, 현재 경찰이 보니리그에 위치한 아크람의 자택을 급습 중이라고 전했다.

사건이 일어난 놀이터에서는 오후 5시부터 '바닷가 하누카'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행사에는 1000명 이상이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누카는 유대교 축제 중 하나로 11월 말에서 12월부터 8일간 열리는데, 이날은 하누카 첫날이었다.

말 래니언 뉴사우스웨일즈 경찰청장은 "발생한 사건의 정황을 고려해 이를 테러 사건으로 선포한다"며 "하누카 첫날이었다는 점, 현장에서 발견된 무기와 물품의 종류를 고려할 때 테러 사건으로 규정하기 충분했다"고 밝혔다.

크리스 민스 뉴사우스웨일즈 주지사 역시 이번 사건이 유대인 공동체를 표적으로 삼아 계획되었다고 말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긴급 연설을 통해 "이것은 하누카 첫날, 즉 기쁨과 신앙의 축제가 되어야 할 날에 호주 유대인들을 겨냥한 표적 공격"이라며 "이는 우리나라의 심장을 강타한 악랄한 반유대주의 테러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이크 버제스 호주 정보보안기구(ASIO) 국장은 총격범 중 ASIO 감시 대상 명단에 오른 인물이 있었냐는 질문에 "이들 중 한 명은 우리에게 알려진 인물이었지만, 즉각적 위협이 되는 인물은 아니었으므로 이번 사건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고 답했다.

국가 테러 위협 수준은 '가능성 높음', 즉 발생 확률 50%로 "현재로서는 그런 상황이 바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후속 공격 계획이 존재한다는 징후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예루살렘에서 열린 한 행사 연설에서 "호주 시드니에 있는 우리의 형제·자매들이 유대인을 겨냥한, 매우 잔혹한 사악한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을 받았다"며 "호주는 호주 사회를 괴롭히는 거대한 반유대주의의 물결과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호주 전국 이맘(이슬람 성직자) 협의회와 뉴사우스웨일스주 이맘 협의회는 무슬림 공동체를 대표해 "이런 폭력 행위와 범죄는 우리 사회에 발을 붙일 수 없다"며 "지금은 호주 무슬림 공동체를 포함한 모든 호주 국민이 연대해, 모든 형태의 폭력을 거부하고 사회적 화합과 모든 호주 국민의 안전에 대한 공동의 책임을 재확인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