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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방일 자제령' 한달…투어·호텔 줄취소, 백화점 매출도 '뚝'

뉴스1

입력 2025.12.14 22:34

수정 2025.12.14 22:34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중국 정부가 자국민에게 '방일 자제령'을 내린 지 한 달이 지났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이 촉발한 중일 갈등의 여파가 관광·유통 업계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외국인 관광객, 특히 중국인 관광객에게 크게 의존하는 일본 간사이 지역에서는 관광버스 투어와 호텔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중·일 관계 경색의 영향이 도호쿠·오키나와·홋카이도 등 다른 관광지까지 퍼져 나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단체 관광버스 투어를 운영하는 오사카부 센난시 소재 전일본교통의 12월 예약은 3~4건에 그쳐 전년 동월(100건) 대비 급감했다.



오사카에서 방일 외국인(인바운드) 대상 관광버스 투어를 운영하는 화영국제여행의 왕지룽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와 맞먹는 침체"라며 "내년 2월 중국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 수요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오사카 시내의 한 호텔은 12월 예약 객실 수와 객단가가 모두 하락해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2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 호텔 관계자는 "신규 수요도 부진해, 가격 인상으로 만회하고 싶지만 시세가 내려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간사이 국제공항 운영사 간사이 에어포트는 12월 둘째 주 중국 노선 운항 편수가 당초 계획된 525편에서 348편으로 약 34% 줄어들 것으로 봤다.

오사카 시내 백화점 등 유통업계에도 여파가 미치고 있다. 다이마루 신사이바시점은 12월 면세 매출 흐름이 전년을 밑돌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전년 동월 대비 20% 증가했으나, 11월 말부터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분위기가 급변했다는 설명이다.

VIP 고객을 제외한 중국인 고객 매출이 11월 하순부터 전년 대비 20% 줄어든 한큐 우메다 본점도 "(중일 갈등의) 영향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체인형 약국'(드러그스토어) 2위 업체인 쓰루하홀딩스 역시 오사카 일부 점포 내점이 줄어드는 가운데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오키나와에서도 오는 17일부터 중국국제항공이 주 2회 운항하던 나하-베이징 노선이 결항된다. 결항 규모는 100편 수준이다. 크루즈선 기항과 하선 취소는 18건에 달한다. 홍콩발 수학여행이 취소되기도 했다.

겨울 관광지로 중국인에게 인기 있는 도호쿠 지방도 영향을 받고 있다. 오는 16일부터 중국국제항공은 센다이-상하이 노선 주 2회 정기편을 내년 3월까지 결항하며, 재개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겨울철 대목을 맞은 또 다른 인기 관광지 홋카이도도 울상을 짓고 있다. 중국의 주요 항공사가 일본행 항공권 무료 취소 기간을 올 연말에서 내년 3월 말까지 연장했기 때문이다.

시레토코 지역의 한 대형 호텔은 중국인 관광객이 1~2월 예약을 무더기로 취소해, 4월까지의 취소 건수가 '방일 자제령' 이후 360건에 육박하고 있다.


한편 이달 초 제국데이터뱅크가 전국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방일 자제령으로 인해 일본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42.8%였다. 다만 향후 반년간 영향에 대해서는 절반 가까이 '영향이 없다',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답했다.


제국데이터뱅크는 "다수 기업이 상황을 비교적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