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가족이나 친인척 등 의지할 곳 없이 혼자 살다 사망하는 '무연고 사망'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이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탈북민 사회가 이제 고령화 단계에 접어들었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심리적 타격의 여파가 여전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남북하나재단에 따르면, 재단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안치한 '무연고 탈북민 사망자' 수는 총 35명이다. 하나재단은 통일부 산하의 탈북민 정착지원 기관으로, 각 지자체와 연계해 연고자 없이 홀로 사망한 탈북민들에 대한 공영장례 및 봉안 안치 절차를 지원하고 있다.
재단이 지원하는 무연고 사망 탈북민들은 매년 증가세다.
이후 2023년 13명, 2024년 22명이었던 사망자는 올해 11월 기준 35명을 기록해 집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무연고 사망 탈북민이 늘어난 이유로 먼저 탈북민 사회가 고령화된 점이 꼽힌다.
다만 올해 사망자 현황을 분석하면 연령별로 30대 4명, 40대 5명, 50대 9명, 60대 8명, 70대 3명, 80대 이상이 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에 가까운 18명이 30대에서 50대 사이로 한창 왕성하게 사회활동을 할 나이라는 점에서, 고령화 외의 요소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일부 관계자는 "아직 사망자 수가 급증한 지 몇 년 되지 않아 정확한 원인 파악에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2022년을 기점으로 늘어난 것을 보면 탈북민들이 한국 사회에서 겪는 경제적 심리적 어려움이 코로나19를 계기로 심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재단은 그간 무연고 사망 탈북민들의 유골을 안치해 온 경기도 예원 추모관과 충남 무궁화 추모 공원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면서, 서대산 추모 공원 내에 탈북민 무연고 추모관을 신설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재단 측은 "무연고 사망 탈북민 안치는 각 지자체로부터 요청을 받아야 진행하기 때문에 재단이 미처 파악하고 있지 못하는 추가 사망 사례도 있을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무연고 탈북민 사망자를 정중히 모시고, 관련 봉안·추모제·유가족 연결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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