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환경

녹조 유전자 지도로 추적한다…환경과학원, '유해남조류 정보집' 구축

뉴스1

입력 2025.12.15 06:02

수정 2025.12.15 06:02

경기 평택시 현덕면 평택호 하류에 녹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News1 김영운 기자
경기 평택시 현덕면 평택호 하류에 녹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News1 김영운 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국립환경과학원이 유해남조류의 출현과 이동 가능성을 유전형으로 동시에 추적할 수 있는 '녹조 유전형 정보집'을 국내 처음으로 구축했다고 15일 밝혔다. 기후변화로 녹조 문제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기존 관측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기술적 시도다.

그동안 녹조 감시는 발생 여부와 규모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형태 분석에 주로 의존해 왔다. 그러나 이 방식은 녹조가 어디에서 시작돼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까지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환경과학원은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기법을 적용, 낙동강에서 주로 나타나는 유해남조류를 유전자 수준에서 분석했다.



이번 정보집에는 낙동강 주요 지류와 본류, 퇴적층에서 채집한 유해남조류 유전자 정보가 담겼다. 환경과학원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낙동강 20개 지점에서 마이크로시스티스, 아나베나, 아파니조메논, 오실라토리아 등 4개 속 유해남조류를 대상으로 약 500만 개의 염기서열을 확보했다. 수집된 유전 정보는 수계별·시기별·지점별로 체계적으로 정리됐다.

환경과학원은 이 유전자 데이터를 인공지능 기반 기계학습 기법으로 분석해 유해남조류 간 유사성과 변이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형태 관측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웠던 미세한 변화까지 추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녹조 유전형 정보집은 이날 물환경정보시스템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며,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NCBI) 등 국제 유전정보 공유 플랫폼에도 등재할 계획이다.
국내 하천에서 확보한 유해남조류 유전 정보를 국제 기준에 맞춰 공개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다만 유전자 분석 정보가 실제 녹조 대응 정책과 수질 관리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될지는 향후 과제로 남는다.
관측 기술의 고도화가 곧바로 녹조 저감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만큼, 데이터 활용 방식과 현장 적용 체계에 대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