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명물 ‘영철버거’ 이영철씨 13일 별세
1000원짜리 버거 팔아 매년 2000만원 장학금 기부
김동원 총장, “고인 이름 딴 장학금 만들 것”
1000원짜리 버거 팔아 매년 2000만원 장학금 기부
김동원 총장, “고인 이름 딴 장학금 만들 것”
[파이낸셜뉴스] 고려대학교가 고려대 명물 '영철버거'를 25년간 운영하며 학생들을 위해 기부해왔던 고(故) 이영철씨 별세를 추모하기 위해 '이영철 장학금'을 조성한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14일 오후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씨 빈소를 방문하고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고인 이름을 따 장학금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사장님은 수십년간 고려대 학생들에게 많은 사랑을 베풀어줬다.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매년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을 희사했다"며 "사장님은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에 맞는 천원의 햄버거를 처음 시작했고 물가 상승에도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고 고인의 뜻을 기렸다.
이어 "지금 고려대가 매일 학생 2000명에게 제공하는 '천원의 아침밥'의 뿌리가 '천원 햄버거'"라며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고인 이름으로 장학금을 조성하는 등 고려대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
이씨는 지난 13일 향년 5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대학가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부터 폐암으로 투병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2000년 무렵 고려대 앞 손수레에서 1000원짜리 ‘영철버거’를 팔기 시작해 2005년 가맹점을 40개까지 늘리는 등 성공 신화를 쓴 인물이다.
특히 2004년부터 고려대에 매년 2000만원을 기부하며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영철 장학금'을 지급하고, 정기 고연전(연고전) 때마다 영철버거 수천 개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학생들을 위해 ‘영철버거’를 판매해 온 이씨는 물가가 올라도 적자를 감수하고 1000원에 판매해 왔다. 이씨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은 고대생들은 2015년 영철버거가 경영난으로 폐업하자 영철버거 살리기에 나섰고, 크라우드펀딩에 총 2579명의 고대생이 참가해 6811만5000원을 모금해 재개업을 돕기도 했다.
한편 고려대는 장학금 조성 외에도 유족을 위해 장례비용을 전액 지원하고 안암캠퍼스 내에 고인 뜻을 기리기 위한 기념패도 설치할 예정이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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