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중국 조선업계가 10년 뒤 원자력 추진 컨테이너선을 건조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차세대 친환경 선박으로 꼽히는 원자력 추진 선박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국내 조선업계 역시 원자력 추진 선박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관련 기술 확보를 둘러싼 한중 양국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中 "전용 조선소도 건설"…'무탄소' 원자력선 개발 사활
15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중국선박공업그룹(CSSC) 산하 장난조선소는 2035년까지 2만 5000개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원자력 추진 선박을 건조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장난조선소의 린칭산 부사장은 지난주 "원자력 추진 컨테이너선 건조를 위한 조선소 건설에도 투자할 것"이라며 "이 분야 선두 주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1월 장난 조선소는 200메가와트(㎿)급 토륨 기반 용융염 원자로(TMSR)를 가동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를 적용해 선박을 만들 예정이다. TMSR은 대규모 냉각 시스템과 고압 격납 시설이 필요한 기존 원자로 대비 물이 필요 없어 더 작고 정숙성과 안전성이 높다.
중국 조선업계가 원자력 추진 선박 기술을 확보하려는 이유는 해당 기술이 차세대 친환경 선박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원자력 추진은 핵분열을 통해 동력을 얻기 때문에 운항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
컨설팅 회사 롤랜드 버거가 스위스 해양 엔지니어링 기업 올시즈 의뢰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2050년까지 약 700척의 선박이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동력 삼아 운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K-조선도 개발 박차…"中 방식, 인허가 난도 더 높아"
조선업 주요 경쟁국인 중국이 차세대 원자력 추진 선박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도 SMR 등 원자력을 이용하는 선박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발걸음을 더욱 재촉할 전망이다.
HD현대(267250)는 미국선급으로부터 기본인증(AIP)을 획득한 SMR 탑재 1만 5000TEU급 컨테이너선을 2030년까지 개발한다는 목표다. 현재까지 개발률은 50% 수준이며, SMR 개발을 위해 미국 테라파워와 손잡은 상태다.
삼성중공업(010140)도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손잡고 미국선급으로부터 용융염 원자로(MSR)를 동력원으로 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에 대한 기본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다만 양국 모두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MSR의 용융염이 금속을 부식시키기 때문에 이를 장기간 견딜 수 있는 재료를 확보하는 게 기술적 난관이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MSR에 쓸 소재 확보를 위해 한국재료연구원과 손잡고 재료혁신연구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여기에 중국이 연료로 채택하려는 토륨의 경우 기존 우라늄 대비 구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으나 설계가 더 까다로울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토륨 연료는 운전 중 연료 성분을 계속 관리해야 하고 초기 핵물질 투입도 필요하다"며 "설계와 운영, 인허가 난도가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업계 관계자는 이어 "중국의 TMSR은 실험시설이라 완화된 규제를 적용했기 때문에 실증 성공이 상업용 선박 원자로 인허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제해사기구, 각국 항만 규정, 선급 인증 등 인허가 절차를 모두 통과해야 해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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