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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총격범 제압 시민 영웅은 43세 과일가게 주인 아흐메드

홍채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5 10:29

수정 2025.12.15 10:29

덮친 뒤 총 빼앗아 피해 줄여
총상 입고 수술 뒤 회복 중
"진정한 영웅" 호주 사회 찬사
총격범 제압하는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연합뉴스
총격범 제압하는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호주 시드니의 해변 총격 사건에서 총을 든 용의자 뒤로 몰래 다가가 몸싸움 끝에 총기를 빼앗은 영웅은 40대 과일가게 주인으로, 총상을 입고 현재 병원에서 회복 중이라고 전해졌다.

15일(현지시간) 호주 세븐뉴스와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총격범을 현장에서 제압해 온라인으로 널리 공유된 영상의 주인공은 시드니의 과일 가게 주인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로 확인됐다.

전날 저녁 촬영된 영상을 보면, 아흐메드는 큰 나무 아래서 장총을 든 채 사격하는 총격범을 차량 뒤에 숨어 지켜보다 뛰어가 덮쳤다. 아흐메드는 이어 뒤에서 총격범의 목을 감싸안고 몸싸움을 벌이다 총기를 빼앗는 데 성공했다. 놀란 총격범은 뒤로 넘어졌고, 빼앗은 총기를 겨누는 아흐메드의 눈치를 살피다가 뒷걸음질 치며 공범이 있는 보행자 다리 쪽으로 도망쳤다.

총격범이 달아나자 아흐메드는 총을 내리고 손을 들어 허공에 흔들었다. 이는 현장에 접근하는 경찰관에게 자신이 총격범이 아님을 알리기 위한 행동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호주 언론들에 따르면, 아흐메드는 두 아이의 아빠로, 현지에서 과일 상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름으로 보아 그는 아랍이나 중동계로 추정된다.

그의 가족들은 "아흐메드가 팔과 손에 각각 한 발의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은 뒤 회복 중"이라고 전했다. 아흐메드의 사촌 무스타파는 세븐뉴스에 "아흐메드가 아직 병원에 있으며 뭐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정확히 모르지만 의사는 괜찮다고 했다"면서 "그는 영웅"이라고 말했다.

호주 지도자들도 앞다퉈 용감한 행동에 경의를 표했다. 아흐메드의 신원이 알려지기 전인 전날 크리스 민스 뉴사우스웨일스주(NSW) 총리는 브리핑에서 "진정한 영웅"이라면서 "그의 용감한 행동의 결과로 오늘 밤 많은 사람이 살아있게 됐다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도 "많은 호주인이 다른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위험 속으로 뛰어드는 것을 보았다"면서 "영웅들의 용감함이 사람들의 목숨을 살렸다"고 말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