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일본 전역에서 곰 출몰로 인한 인명 피해 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스키장 슬로프에도 곰이 나타나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10일 일본 매체 TV아사히에 따르면 7일 오전 8시30분께 나가노현의 한 스키장 슬로프에서 곰이 나타났다.
이 곰은 당시 해당 스키장 슬로프에서 스노우보드를 타며 영상을 찍던 A씨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해당 영상에는 스노보드를 타던 A씨의 대각선 뒤쪽에서 곰이 나타났다. 이어 A씨를 뒤쫓는 듯 스노보드를 타고 내려가는 방향을 따라 돌진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A씨는 "갑자기 나타난 곰과 눈이 마주쳤다"며 "보통은 앞을 보고 활강하는데 기술을 시도해 보고 싶어서 잠시 몸을 돌렸다가 정면을 봤는데 곰을 발견해 깜짝 놀랐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 상태로 곰이 그대로 쫓아왔는데, 저는 스노우보드를 타고 있어서 그대로 미끄러지듯 내려갔다"며 "그러자 곰이 포기하고 산 위쪽으로 올라가는 모습까지 전부 목격했다"고 전했다.
A씨는 "새끼 곰 같다는 느낌보다는 큰 곰이라는 인상이었다. 중간 크기와 큰 곰의 중간 정도 크기였지만, 굉장히 크게 느껴졌다"고도 했다.
당시 리프트를 타고 있던 한 이용객이 이 모습을 목격해 스키장 측에 신고했고 해당 스키장은 곰 퇴치용 스프레이를 소지한 안전 요원들의 순찰을 강화했다.
한편 최근 일본에서는 곰 출몰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11월까지 곰의 습격으로 인한 피해자 수는 23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13명으로 집계됐다.
곰 출몰 신고 건수(홋카이도, 규슈, 오키나와 지역 제외)는 3만6814건으로 이미 2023년도의 2만4348건을 훌쩍 뛰어넘었다.
환경성은 "개체수가 늘고 주민 생활권에서 먹이를 찾는 경험을 쌓은 곰도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환경성은 곰 피해 대책비 34억엔(약 322억원)을 올해 추경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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