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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케미칼 “여천NCC 원가 보전 비중 높이고 90만t 규모 셧다운해야”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5 10:08

수정 2025.12.15 11:14

"시황·리스크 맞게 NCC 원가 보전 비중 높여야"
여천NCC 감축 계획 맞춰 다운스트림 사업 재편
김종현 부회장 “구조조정 책임 남에게 전가 안할 것"
DL케미칼 CI. DL케미칼 제공
DL케미칼 CI. DL케미칼 제공

DL케미칼은 최근 원료공급계약을 맺은 여천NCC의 사업재편안에 나프타분해시설(NCC) 원가 보전 비중 확대가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여천NCC에서 임시 중단한 3공장(47만t)보다 더 큰 90만t 규모의 공장을 셧다운해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DL케미칼은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주주이자 원료 수급자인 입장에서 NCC 원가 보전 비중 확대가 여천NCC의 구조혁신안에 반영될 필요가 있다. 이는 자구 노력이 언제나 계획대로 100% 달성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DL케미칼은 지난 12일 여천NCC와 장기 원료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여천NCC는 대주주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에 각각 140만t, 73만5000t 규모의 에틸렌을 공급해왔으나, 원료가 갱신을 두고 충돌하며 지난해부터 공급에 차질을 빚어왔다. 하지만 이번에 원료 공급계약 체결을 완료하면서 연말 시한인 사업재편안 도출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다만 DL케미칼 분석에 따르면 올해 여천NCC의 실적은 주주사에 보고된 최초 경영계획 대비 약 3000억원 이상 악화됐고, 두 번째 증자 이후 특히 4·4분기에 접어들며 손익이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 컨설팅을 담당한 외부 회계법인과 다른 주요 전망기관 모두 ‘중국발 추가 증설 리스크’로 인해 중단기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DL케미칼은 “에틸렌 등 주요 제품 포뮬러에서 시황 리스크와 자구 노력 달성 부족 상황을 대비해 NCC 원가 반영 비중을 보다 과감하게 높일 필요가 있다”며 “이는 단기적으로 주주에게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여천NCC의 현금 창출력과 신용도를 지키는 것이 결국 산업과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현재 임시 중단된 3공장(47만t)보다 더 큰 규모인 1공장 또는 2공장(각 90만t)의 셧다운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당초 3공장의 영구 폐쇄 가능성이 거론됐는데, 이보다 더 큰 규모의 감축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DL케미칼은 “수익성이 낮고 구조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다운스트림 제품군은 단계적으로 단종하고 일부 설비 라인은 스크랩하거나 고부가 제품 전환을 위해 재배치할 계획”이라며 “축소된 생산 능력 내에서 높아진 원료가격을 극복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생산을 위한 연구개발(R&D)에 역량과 자원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생산시설 감축에 따른 잉여인력은 내부 재배치 등 최선을 다하고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 최대한 고용 안정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DL케미칼은 향후에도 시항이 더 악화돼 여천NCC에 유동성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 경우에도 주주로서 금전적 추가 지원을 약속하겠다는 게 회사 방침이다.


김종현 DL케미칼 부회장은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지 않겠다”며 “DL케미칼은 여천NCC의 주주로서 원가 보전, 비즈니스 재편, 고용, 재무까지 함께 책임지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