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화 방산, 美 전방위 공략... 바다 이어 본토 상륙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5 16:08

수정 2025.12.15 16:08

필리조선소와 오스탈 조선소 활용
마스가 프로젝트 선도 기업 넘어서
한화에어로 155㎜ 장약 공장 건설
한미 방산 협력 새로운 모델 구축
우크라이나 군인들의 진지에 155㎜ 포탄이 쌓여있다. REUTERS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군인들의 진지에 155㎜ 포탄이 쌓여있다. REUTERS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한화 방위산업이 글로벌 방산 심장부로 불리는 미국 바다에 이어 본토 상륙을 추진한다. 미국 내 155㎜ 곡사포용 모듈식 장약 시스템 생산을 위한 신규 공장 건립을 추진하는 것이다. 호주 정부로부터 글로벌 조선·방위산업체인 오스탈 지분 추가 인수 승인을 받아 최대 주주로 올라선 데 이어, 미국 공략에 한층 속도를 내며 글로벌 톱 티어 방산 기업 도약에도 탄력을 받고 있다.

미국에 모듈러 장약 공장 건설 추진
15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에 155㎜ 곡사포용 모듈러 장약 생산시설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착공(잠정), 2029~2030년 가동이 목표다.

10억달러(약 1조4700억원) 규모로, 부지는 연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공장은 단순 조립을 넘어 원료 생산부터 최종 조립까지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된 생산 거점으로 조성된다. 포탄 추진제의 핵심 원료인 니트로셀룰로오스와 니트로글리세린을 직접 생산하고, 이를 배합해 삼중기 추진체를 만든 뒤 최종 155㎜ 포탄용 모듈식 장약으로 조립하는 전 과정을 수행한다.

이는 미국 국방부의 만성적인 탄약 부족과 추진체 수급난을 공략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미군은 우크라이나 지원 등으로 155㎜ 포탄 재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탄두를 생산하더라도 이를 날려 보낼 장약이 부족한 상황에서, 한화가 현지 생산을 통한 '완전 통합형 방산 시설'을 건설하는 것이다.

특히 국내 핵심 생산 기지인 여수 공장을 롤모델로 삼아 '최첨단 자동화 설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임금이 비싼 미국 제조업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고도화된 자동화 공정을 도입하는 것이다.

한화 관계자는 "향후 시장 수요에 따라 사거리 연장탄 핵심 부품인 항력 감소 장치 생산 라인 추가와, 미사일에 들어가는 로켓 모터 생산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공장이 정상궤도에 오르면 연간 5억달러(약 7300억원)의 매출이 기대되고, 한미 방산 협력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이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한 오스탈의 미국 모빌 조선소의 전경. 오스탈 홈페이지
한화그룹이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한 오스탈의 미국 모빌 조선소의 전경. 오스탈 홈페이지
오스탈 인수로 '마스가' 프로젝트 선도
이에 앞서 한화그룹은 최근 호주 정부로부터 글로벌 조선·방위산업체인 오스탈 지분 추가 인수 승인을 받아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기존 미국 필리조선소에 더해 오스탈이 보유한 미국 조선소까지 생산 거점으로 활용해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호주에 본사를 둔 오스탈은 미국 남부 앨라배마주 모바일과 서부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등에서 조선소를 운용하고 있다. 미국 군함을 건조·납품하는 4대 핵심 공급업체 중 하나로, 미국 내 소형 수상함과 군수 지원함 시장 점유율 1위(40∼60%)를 기록하고 있다.

오스탈 인수로 한화그룹은 사실상 미국 방산기업 지위를 공유할 수 있다.
존스법으로 제한된 선박과 군함 규제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오스탈은 자회사 '오스탈 USA'를 통해 미 해군 군함부터 핵추진 잠수함 모듈까지 생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장약 공장과 더불어 오스탈 조선소까지 활용하면 한화는 북미 방산·조선 밸류체인이 미국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라며 "마스가를 넘어 한미 방산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